이국적, 목가적 풍경에 서면 누구나 그림 속 주인공이 된다. 국내 낙농 체험 1호 목장인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코로나 사태 때 비대면 여행지로 주목받으며 단숨에 '인생 사진' 명소가 됐다.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드넓은 초지를 청보리와 수레국화가 수놓는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충남 당진’을 이야기할 때 무엇부터 떠오르는지. 일출⋅일몰 명소인 왜목마을이라면 중⋅장년층 이상이다. ‘아그로랜드’ ‘아미미술관’부터 떠올린다면 젊은 층일 가능성이 크다. 당진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생 사진’ 명소로 떠올랐다. ‘계절의 여왕’ 5월은 인생 사진 성수기. 그림 같은 풍경으로 손짓하는 당진 제철 여행지를 찾았다.

◇웨딩 스냅 성지 된 낙농 체험 1호 목장

“연간 15만명이 찾고 있습니다. 그중 300~400쌍 정도는 웨딩 스냅사진을 찍으러 오는 방문객들이고요. 가을에도 많이 오지만, 넓은 초지가 청보리와 수레국화로 물드는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가 가장 예쁜 성수기입니다.”

당진과 예산에 걸쳐 있는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김영배(64) 대표의 말처럼 지난 2일 찾은 아그로랜드는 낙농 체험 학습을 나온 어린이들뿐 아니라 여기저기 사진 찍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커플룩을 맞춰 입은 모녀, 야외 촬영용 미니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예비 신부도 여럿 보였다. 전문 촬영 장비를 챙겨 나온 사진작가나 동호인도 많았다. 어머니와 함께 방문한 김예나(24)씨는 “엄마 인생 사진 한 장 남겨주려고 일부러 찾아왔는데 배경이 아름다워서 ‘똥손(서툰 솜씨의 손)’인데도 찍는 컷마다 인생 사진을 건지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사실 비수기가 없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방문객 수에 차이가 있을 뿐,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김 대표는 “코로나 사태 때 비대면 여행지, 인생 사진 명소로 인스타그램 등에 알려지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며 “이전까지는 낙농 체험 위주의 단체 방문객이 많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젊은 층 방문객이 부쩍 늘어 지금은 사시사철 다양한 세대가 찾는다”고 했다.

태신목장은 한국 낙농업 태동기인 1978년 충남 예산군 고덕면 상몽리에 자리 잡아 대를 이어 운영해오는 축산 목장이다. 지금처럼 낙농 체험이 대중화되기 전인 2004년부터 낙농 체험 목장을 운영하기 시작해, 국내 1호 체험 목장으로 인증(2014년)받은 의미 깊은 곳이기도 하다. ‘아그로랜드(AGROLAND)’는 농촌, 목축업에 기반을 둔 태신목장을 상징하는 ‘Agriculture(농업)’와 ‘Land(육지·땅)’를 조합한 말로 자연과 하나 되는 목장이라는 뜻. 사업장 소재지는 예산이지만, 당진 면천면과 예산 고덕면에 걸쳐 있어 수도권에서 찾는 방문객들에겐 당진 여행지로 더 익숙하다. “엄밀히 ‘사일로’(우유 저장고)가 있는 곳까지는 행정구역상 당진, 목초지는 예산에 속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 전체 부지 100ha(약 30만평)에 이르는 목장은 신선한 우유 공급은 물론 수도권과 가까운 체험 목장, 힐링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신록의 계절로 들어선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의 둘레길. 남녀노소 걷기 좋아 평일에도 어린 아이를 둔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즐겨 찾는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꽃을 피워 계절의 여왕 5월임을 알리는 등나무. 보랏빛 꽃 터널 아래 쉼터도 포토존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5월엔 안 예쁜 곳이 없다”는 말처럼 목장 곳곳은 온통 푸름으로 가득하다. 보랏빛 꽃이 대롱대롱 매달린 등나무부터 이팝나무까지 꽃구경은 덤.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은 청보리밭과 목초지(초지)다. 14만㎡ 초지는 이제 막 수레국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탁 트인 초록 공간에 파란 하늘 색의 대비를 이루는 초지는 누구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인생 사진을 찍어 갈 만하다. 이심전심.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김 대표에 따르면 한동안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의 상징과 같던 초지의 느티나무 ‘나 홀로 나무’는 코로나 기간에 고사하고 말았다. 아쉬운 대로 청보리밭에 이팝나무 한 그루 심어 허전한 마음을 달랬다고.

목장 안에 깃들여 사는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어느 하나 김 대표 손이 닿지 않은 게 없다. 목장주이기 이전에 목동, 정원사, 숲 지킴이를 자처한다. 초지 아래쪽 ‘토토로 터널’은 일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주인공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터널. 김 대표는 “초지 아래쪽에 물고랑이 파여 막을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피라칸사스(피라칸스) 나무를 심었는데, 해가 갈수록 자라더니 근사한 초록 터널을 이뤘다”며 “자연은 의도한 것은 내 맘대로 안 될 때가 있어 겸손을 가르치고, 때로는 의도치 않은 결과로 행복과 기쁨을 준다”고 했다.

아버지 김태신씨에 이어 2대째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배 대표는 목장주이자 목동이자 조경사를 자처한다. 40년 간 손수 가꾼 목장은 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농촌과 목축업에 기반을 둔 목장은 평화로운 풍경 천지다. 방목장에선 소들이 ‘외근’ 나와 노곤하게 낮잠을 자기도 하고, 동물 농장에선 아기 사슴이 탐방객과 눈 맞춤을 한다. 목장에서 낙농 체험을 하거나 트랙터를 타고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즐겁다. 목장에서의 하룻밤을 체험하는 캠핑장도 있다. 단, 5월 주말은 이미 예약 마감됐다고.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에서 젖소 먹이주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3월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에 새로 문 연 '우유 농가'.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3월엔 카페 ‘우유 농가’도 문을 열었다. 그동안 쉴 곳과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목장에서 쉼터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축산학 석사를 마친 뒤인 1985년 스물일곱에 목장 후계자가 된 김 대표에 이어 최근 아들 김상우(36)씨가 목장 일에 뛰어들며 카페 운영과 조경 등을 도맡고 있다. 3대 대물림 작업이 한창이다. 유명 베이커리 ‘런던 베이글 뮤지엄’ 이상엽 이사에게 자문한 카페는 개업과 동시에 당진의 명소로 떠올랐다. 목장의 정체성을 살려 연유 빵, 쑥 라테 등 우유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인다. 격자창 너머 전망이 ‘예술’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 이탈리아 토스카나 와이너리 농가로 순간 이동한 듯한 기분. 매표소를 통과하기 전이라 목장 이용(성인 1만원·소인 7000원)과 관계없이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다.

목장 내 카페테리아 '우유농가'에선 이곳에서 생산한 우유를 활용한 메뉴들을 선보인다. 연유 빵과 쑥 라테 등을 비롯해 리소토, 스파게티 등을 맛볼 수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목장을 한 바퀴 천천히 걸었을 뿐인데,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 “인근 영탑사에 있던 것을 옮겨 심었다”는 100년 수령의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목장 멍’을 즐기고 있으려니 김 대표가 말했다. “인생 사진 명소도 좋지만, 깨끗한 우유를 생산하는 축산 농가를 알리고 우유의 고마움을 아는 공간으로 자리했으면 합니다.”

◇면천읍성 나들이하고 ‘영탑사’로

태신목장을 시작으로 주변엔 가볼 만한 곳이 숨어 있다. ‘발견의 재미’가 있다. ‘면천읍성’이 차로 10분 거리다. 2007년부터 복원 공사를 해 남문 등이 복원됐다. 1439년 평지에 쌓았다는 읍성은 천주교 박해와 동학농민운동 당시 전투가 치러진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읍성 안에는 무려 1100살이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다. 은행나무 아래 ‘군자정(영랑효공원)’을 지나면 한여름엔 연꽃이 절경을 이루는 ‘골정지’와 연암 박지원이 직접 설계해 지었다는 ‘건곤일초정’이 나온다. 코스가 짧긴 하나 초여름이라 더욱 좋은 ‘대숲바람길’과도 이어지니 지나치지 말고 걸어볼 일이다. 오래된 간판이 정겨운 ‘면천 방앗간’을 시작으로 100년 된 우체국을 카페로 꾸민 ‘미인상회’, 쑥 콩국수로 동네에서 유명한 ‘에이스식당’, 잡화점 ‘진달래상회’, 책방 ‘오래된 미래’, 미술관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콩국수 맛집 ‘초원콩국수’ 등 시골 ‘읍내’ 감성의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풍경이 보물처럼 숨어 있다.

태신목장에서 영탑사 가는 길목에 있는 '면천읍성'도 지나칠 수 없다. 읍성을 구경하고 읍성 안 마을로 들어가면 많이 알려지지않은 면천의 숨은 명소들이 숨어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면천읍성에서 다시 차로 5분 달리면 성하리 마을 안쪽엔 숨은 명찰 ‘영탑사’가 기다린다. 송림이 두른 사찰의 경내에 닿기 전 100~200년 이상 수령을 자랑하는 느티나무가 인사하듯 이어진다. 유리광전과 산신각 아래까지 100~400년 된 나무들로 둘러싸여 고즈넉함을 더한다. ‘내포문화숲길’과도 이어진 영탑사는 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조선 개국 1등 공신이자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중건해 중수와 복원이 이어져 지금에 이르렀다.

영탑사 유리광전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영탑사 칠층석탑'이 자리한다. 소나무가 우거진 숲에 자리한 석탑 주변으론 다녀간 이들이 돌로 쌓아 만든 기도탑들이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영탑사 유리광전의 '약사여래상'. 고려 말 무학대사가 바위에 새겼다고 전해진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다가올 ‘부처님 오신 날’ 때문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유물을 4개 볼 수 있다. 보물 ‘금동 비로자나불 삼존좌상’을 비롯해 고려 시대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약사여래상’, 조선 영조 때 것으로 추정하는 ‘범종’, 조선 정조 때 ‘영탑사 칠층 석탑’을 간직하고 있다. 금동 비로자나불 삼존좌상도 특이하지만, 유리광전 내부에 있는 거대한 마애 약사여래상의 위엄이 압도적이다. 고려 말 무학대사가 기이한 바위가 빛을 내고 있어 약사여래상을 새겨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유리광전 뒤쪽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영탑사란 절 이름의 배경이 된 석탑이 나온다. 정조 때 유리광전을 보수하며 세운 탑으로, 원래 5층 석탑이었으나 1920년대 신도들의 힘으로 6~7층을 증축해 지금은 7층 석탑의 모습이다. ‘누구나 반드시 한 가지 소원을 이뤄준다’는 절을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감성 충전 폐교 미술관

태신목장과 함께 또 다른 인생 사진 성지로 꼽히는 ‘아미미술관’(성인 7000원)도 초록 담쟁이넝쿨로 뒤덮이는 이 계절이 ‘제철’이다. 폐교된 구 유동초등학교를 활용해 만든 사립 미술관은 연간 10만명이 찾는다.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개방하는 생태 미술관을 지향하는 이곳은 폐교 활용의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좁다란 복도를 따라 각 교실은 미술 전시실로 꾸며놓았다. 김종학 작가의 ‘충돌하는 세계’(~7월 2일)전 작품으로 채운 옛날 교실은 격자창으로 빛이 스며드는 시간이 이른바 ‘골든 타임’. 사진을 사랑하는 이라면 저절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우리 땐 이 좁은 교실에 50~60명씩 앉아 공부했잖아. 정말 콩나물시루가 따로 없었지. 선생님들도 징글징글했을 거야!” 추억에 젖은 중년 여성들의 수다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운동장의 한편. 시끄럽거나 말거나 낮잠을 자는 고양이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하다.

폐교를 활용한 '아미미술관'. 담쟁이가 우거진 격자창 사이로 오후의 빛이 손님처럼 들어온다.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감성 공간은 당진 여행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계몽 소설 탄생한 ‘필경사’도

학창 시절 추억에 젖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과서 속 작품 하나가 떠오른다. 심훈(1901~1936)의 ‘상록수’. 폐교에서 감성 충전하고 이어 가 볼 만한 곳을 찾는다면 계몽 소설 ‘상록수’가 탄생한 ‘필경사’다. 서해대교 부근의 한진포구와 가까이 있어 오가다 코스에 추가하기에도 좋다. 필경사 주변 야외 공원에선 상록수 속 인물들이 소설 밖으로 나온 듯 조형물로 탐방객을 맞는다.

심훈의 '상록수'가 탄생한 '필경사' 일대는 공원으로 꾸며놓았다. 이를 시작으로 '상록수'의 배경이 된 상록수교회, 상록수공원, 한진포구까지 문학 기행 코스로 이어갈 수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필경사는 심훈이 장편소설 ‘직녀성’을 연재하면서 받은 원고료로 1934년 당진 부곡리로 와 직접 설계해 지은 집필실 겸 집이다. 필경사(筆耕舍)란 이름은 ‘필경사집기’란 문학전집에서 따온 것으로 ‘붓으로 밭을 일군다’는 뜻. 현재 필경사 내부는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개방하지 않고 있다. 그 옆 ‘심훈 기념관’에선 심훈의 주요 작품과 집필할 당시 쓰던 책상 등 유물을 비롯해 농촌 계몽 운동가이자 소설가, 시인, 언론인, 영화인이었던 심훈의 생애를 만나볼 수 있다. 필경사를 시작으로 부곡리마을, 상록수교회를 거쳐 상록수공원, 한진포구에 이르는 ‘상록수길’ 문학 기행도 해볼 만하다.

해가 서서히 기울 무렵, 한진포구로 걸어 나오는 길 ‘상록수’ 속 영신의 외침, 국어 주관식 3번 문항으로 기억되는 익숙한 구절이 귓가에 맴돈다. “누구든지 학교로 오너라. 배우고야 무슨 일이든지 한다.”

[ 한진포구 해안산책로 걷고, 장고항 해식 절벽 구경 갈까? ]

새로 개방한 한진포구 해안산책로. 기존 전망대에서 고대근린공원까지 이어져 바닷바람 맞으며 한바퀴 둘러보기 좋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당진 포구 기행

3분의 2 지역이 바다와 접하는 당진은 한때 60여 포구가 있었을 만큼 포구로 유명한 지역이다. 서울, 수도권에서 차로 1~2시간 거리에 해안을 따라 이어진 포구 기행을 하는 것만으로 당진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진포구’는 서해대교를 넘자마자 가장 먼저 닿는 포구이자 당진 포구 기행의 관문이다. 바지락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요즘, 바지락 캐기 체험뿐 아니라 바지락칼국수 등을 먹으려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실치회가 물러난 자리에 간자미회무침이 들어왔다. 간자미회무침은 계절이 따로 없지만, 당진 식도락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간자미회무침도 별미다. 한진포구 ‘팔각정횟집’ 주인은 “간자미는 사시사철 나지만, 이 시기에 어획량이 풍부해 많이들 먹는다”고 했다. 한진포구엔 해안 산책로가 더해졌다. 한진포구 친수연안 정비 사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며 기존 전망대에서 연장 개방했다. 고대근린공원까지 741m, 왕복 40분 코스로 가볍게 걸어볼 만하다.

‘마을의 모양이 장고(長鼓)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장고항’은 매년 봄 실치회가 유명하다. 아쉽게도 4월 말 실치회 축제를 끝으로 제철은 끝났다. 이곳 어민에 따르면 4월이 지나면 서서히 뼈가 억세져서 회보다는 말려서 뱅어포로 맛볼 수 있다. 실치가 지나간 밥상엔 간자미와 게장이 채운다. 석문방조제와 왜목마을 중간쯤 있는 장고항은 노적봉과 촛대바위가 가볼 만하다. 일몰 시간대 해안 절벽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풍광. 썰물 땐 해식동굴도 드러나 볼거리를 더한다.

갯벌 체험을 원한다면 ‘도비도포구’, 등대 풍경을 찾는다면 ‘안섬포구’로 갈 일이다. 안섬포구는 다른 포구에 비해 조용하다. 대금 형상을 닮아 ‘대금등대’, 안섬포구에 있어 ‘안섬포구 등대’로 불리는 빨간색 등대의 본명은 ‘고대리항방파제등대’다. 주변으론 ‘오션 뷰’를 자랑하는 ‘해물 포차’가 이어져 주당들이라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으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