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7일 나흘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와 조선일보가 전시회 ‘소펀 앤 라이프쇼’를 공동 주최하였다. 거기에 ‘라이프스타일 토크쇼’도 있었다. 필자는 올해도 ‘상위 1%의 인테리어 풍수’를 주제로 참여하였다. 건축 풍수, 도시 풍수, 묘지 풍수 등 다양한 풍수가 있지만 청중 반응이 높은 것은 단연 ‘인테리어 풍수’이다. 소품 하나로 집 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풍수는 서구에서 더 유행이다. 토크쇼 제목에 ‘상위 1%’를 넣으니 몇몇이 묻는다. “상위 1%란 누구를 말하는가?” “돈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가?”
“부나 명예의 1%가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인테리어 풍수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저마다 1%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답했다. 또 묻는다. “풍수는 원래 동양 것인데 서구 인테리어에 적용 가능한가?” 이에 대해 서구 유명 디자이너의 인테리어론을 소개하면서 강연을 이어간다.
우선 20년 전 주한 프랑스 대사 아내로 서울에 살면서 인테리어 풍수책을 출간한 크리스틴 데스쿠에트의 인테리어 풍수론. “바람을 의미하는 풍(風)과 물을 의미하는 수(水)가 기(氣)가 흐르는 장소에서 만났을 때 가정에는 건강과 평화가 깃든다. (중략) 벽지·소파·커튼은 노란색과 붉은색 위주로 하되, 자기 취향과 스타일을 개발하며 스스로를 실내 장식가로 자부하라.”(‘리빙 인테리어’)
자신만의 1% 인테리어 풍수에 직접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작가는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멘디니이다. 그는 “개개인의 삶과 감수성을 기반으로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라”고 조언한다. 빨강·파랑·노랑 등 원색이 중심인 다채로운 색상은 사람들에게 에너지와 즐거움을 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채로운 색상은 행운을 불러온다는 의미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전문가들만 멘디니의 인테리어론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멘디니가 직접 감수하고 최경원 교수가 집필한 ‘멘디니’(2013)란 책을 통해 국내 독자도 자신만의 인테리어 풍수를 할 수 있다. 일상을 명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 책상에도 멘디니의 유명한 조명등 ‘아물레또’가 놓여 있다. 빨강·노랑·파랑 3색 원형 램프이다.
멘디니에 이어 스웨덴 인테리어 디자이너 프리다 람스테드를 소개한다. “자신의 신체적·심리적 욕구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욕구를 조화롭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건강하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집을 디자인하라”고 말한다(‘인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의 기본’). 번역본이 있기에 그녀의 인테리어론 역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핵심 주제는 “자기 자신이야말로 편안한 집을 만드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으로 ‘소펀 앤 라이프쇼’에서 ‘상위 1%의 인테리어 풍수’ 강의를 하였다. 청중이 질문한다. “그런 당신은 어떤 1% 인테리어 풍수를 실천하는가?” 위에 곁들인 두 사진은 이달 초 필자의 식탁이다. 벽에 걸린 판화(황주리, ‘식물학’) 아래 화병의 꽃들은 순창 서재 마당에서 꺾어온 것이다.
판화도 그렇거니와 그 아래 꽃들을 보면 빨강·노랑·파랑이 주색이다. 특히 모란을 보면 꽃잎은 빨강, 꽃술은 노랑, 잎은 파랑인 3색이다. 빨강은 재물의 번창, 노랑은 권력과 명예, 파랑은 사람 보는 안목을 키워준다는 것이 풍수 격언. 모란을 꽃의 왕[花中之王·화중지왕]으로 치는 이유이다. 둘째 사진은 판화는 같으나 화병의 꽃이 달라졌음을 볼 수 있다. 모란이 지면 작약·붓꽃·수국을 순창에서 꺾어다 활용한다. 그림과 꽃을 활용한 인테리어 풍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