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말한다. “베트남 음식은 입에 잘 맞아.” 그들이 뭘 먹었는지 들어보면 이렇다. 베트남 소고기 쌀국수, 간장에 볶은 공심채 볶음, 종류만 다른 쌀로 볶은 볶음밥.... 너무 좁고 뻔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베트남은 ‘입이 즐거운 나라’라는 점을 기억하자. 전통 음식은 물론, 해산물 등 현지 식재료로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즐길 일이다.

시간을 내서 현지 식당을 뒤져볼 수 없다면 조식 뷔페에서 현지 음식을 시도해보자. 그란멜리아 리조트에서는 매일 두 종류의 베트남 국수를 낸다. 북부 하노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소고기 쌀국수(포 보)는 언제나 먹을 수 있는 기본 메뉴. 한가지는 매일 달라진다. 우리의 소면처럼 가늘고 둥근 면에 생선과 어묵을 더한 중부 지역 쌀국수(분 까), 달큼한 국물에 새우 등을 넣은 남부 지역 쌀국수(후띠에우), 계란면으로 끓인 완탕면 등이 번갈아 나온다.

냐짱 그란 멜리아 리조트 아침 조식에 나온 남부 지역 국수인 후띠어우. 달큰한 국물에 새우 등이 들어간다. /냐짱=이미지 기자

스페인 계열인 이 리조트에서는 셰프와 함께 아침 시장에서 장을 봐 온 해산물로 스페인식 파에야를 만드는 쿠킹 클래스나 와인과 과일을 섞어 만드는 상그리아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조식 식당에서 따로 주문하면 가져다 주는 추로스는 꼭 먹어봐야 한다. 갓 튀긴 바삭한 추로스와 코코아 향이 진한 초코 소스는 스페인 여느 골목에서 경험할 법한 맛이다.

그란 멜리아 냐짱 셰프와 함께 아침 시장에서 장을 본 해산물로 직접 만들어 본 파에야. 조리하는 사람마다 해산물을 얹은 모양이 제각각이라 따로 이름표를 붙이지 않아도 누구 것인지 알 수 있었다./냐짱=이미지 기자

그래도 그 나라의 ‘진짜’는 현지인이 평소 먹고 사는 일상지에서 느낄 수 있다. 아난타라 호이안에서는 ‘스트리트 푸드 트립’을 신청해보자. 전문 셰프와 함께 현지 식당에 방문해 음식도 먹고, 설명도 들을 기회. 코코넛 밀크를 넣은 쌀가루 반죽으로 만든 작고 바삭한 팬케이크 ‘반까인’, 돼지 족발과 선지를 넣고 끓인 우육면과 비슷한 맛의 쌀국수 등을 먹어볼 수 있다. 이곳에서 수십년 대를 이어 장사하는 국숫집 할머니와 눈인사도 하고, 넉넉히 내어주는 음식을 먹으며 베트남 음식사도 들을 수 있다. 스트리트 푸드 트립 참가자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가 될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최소 5가지 이상의 음식을 모두 맛보려면 넉넉한 위장을 요구하기 때문. 중간중간 코코넛 커피나 소금 커피 같은 디저트로 소화시키는 시간도 있으니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베트남 호이안 스트리트 푸드 트립에서는 아난타라 호텔에서 선정한 현지 전문 가이드와 함께 현지식을 먹으며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해시컴퍼니 제공

꾸이년은 한국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도시다. 그만큼 이국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고, 생경한 곳에 와 있다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현지 식당에서 한국인에게 익숙한 돼지 내장 요리인 ‘반호이’를 먹어보자. 얇은 쌀국수 면을 얼기설기 엮은 납작한 면에 돼지고기와 간, 내장 등을 싸서 베트남식 젓갈(느억맘 소스)을 찍어 먹는다. 돼지 내장 등을 넣고 끓인 죽(짜오 롱)도 아침 빈속을 데우는 데 제격. 바닷가가 가까운 이곳에서는 해산물도 신선하다. 가리비나 꼬막, 굴 같은 조개류를 파 기름으로 구워내 땅콩 분태를 뿌린 요리가 보인다면 꼭 한번 시도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