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 /권재륜 사진작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영어 제목이 ‘The boy and the heron(소년과 왜가리)’이다. 작품에서 ‘말하는’ 왜가리는 주인공 마히토를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새로운 판타지 세계로 안내한다.

이 영화는 각본까지 쓴 하야오 감독조차 “잘 이해가 안 간다”는 소감을 남길 정도로 난해하다는 평가 속에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그래서 ‘정답 없고 모호한 나의 삶은 이러했는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작품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삶에 제일 중요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우리는 종종 간과한다. 급변하는 세상에 막 던져진 MZ세대나, 윤리·철학조차 입시를 위한 지식 과목으로 배워 온 기성세대 모두에게 필요한 물음이다. 영화를 본 뒤 강변에서 왜가리를 만날 때마다 이 질문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