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2년 일본 미토(현 이바라키현)에 초대형 도시 공원이 생겼다. 축구장 20개 크기로 뉴욕 센트럴 파크에 이어 세계 둘째로 넓었다. 정원 전면엔 온갖 종류의 매화 3000그루를 심었다. 뒤편엔 삼나무와 죽림(竹林)이 들어섰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지만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 미토 번주 도쿠가와 나리아키는 ‘모두 함께 즐긴다’는 의미에서 ‘가이라쿠엔’(偕樂園)이라 이름 지었다.
온갖 종류의 매화가 앞다퉈 피는 초봄은 그야말로 색채의 향연이다. 초여름엔 매실이 열린다. 소금에 절인 우메보시(매실 장아찌) 맛은 일품이다. 하늘 높이 뻗은 맹종죽(孟宗竹)은 대낮에도 햇볕을 가려 신비감을 자아낸다. LED 조명은 밤의 운치를 더한다. 번주의 3층짜리 고택 ‘고분테이’에 오르면 매화의 물결과 만난다. 일본 전통차도 맛볼 수 있다. 이시카와현의 ‘겐로쿠엔’, 오카야마현의 ‘고라쿠엔’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으로 불린다. 매화 축제는 2월 11일~3월 20일에 열린다.
도쿄 동북부의 이바라키는 태평양을 끼고 있는 전원 관광 도시다. 새해 일출 맞이 명소로 1200년 된 이소사키 신사가 유명하다. 신사 입구 포효하는 바다 위 암초에 세워진 기둥문 ‘도리이’가 압권이다. ‘신이 찾는 곳’이란 뜻이라고 한다. 정동향에 위치해 일출 인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각지에서 몰려든다. 히타치 해변공원에 가면 꽃과 바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봄엔 파란 네모필라, 가을엔 붉은 코키아 꽃이 만발한다. 겨울엔 얼어붙은 120m 높이 후쿠로다 폭포를 본 뒤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
이바라키는 일본 수도권의 골프 성지다. 한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고 영상의 날씨에서 사계절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미국 짐 파지오가 설계한 아름다운 산세의 올드 오차드 골프 클럽, 적송과 삼나무가 병풍을 이룬 미토 골프 클럽이 대표적이다. 카트 이용, 셀프 플레이에 점심 식사까지 5600엔~1만엔이면 즐길 수 있다.
이바라키는 낫토의 본고장이다. 에도 시대부터 알이 작은 조생 대두로 만든 이바라키 낫토는 풍미가 뛰어나고 영양도 만점이다. 이곳에선 하루 한 끼는 반드시 낫토를 먹는다고 한다. 마트마다 낫토 코너가 있지만, 10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미토텐구 낫토가 특히 유명하다. 일본 최고급 소고기인 히타치 규와 가시마 굴도 맛봐야 한다. 지방이 대리석처럼 고르게 퍼져 육질이 부드럽다. 빠질 수 없는 것이 매실주다. 브랜디와 벌꿀을 더한 양조법으로 전국 4대 매실주 품평회를 석권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진한 향취가 일품이다. 135년 역사의 메이리 주류는 매실주만이 아니라 청주 ‘후쿠쇼군 다이긴조’로 4번 금상을 받았다.
이바라키는 그동안 나리타 공항을 통해 갈 수 있었다. 차로 1시간 30분 거리. 그런데 이달 초부터 청주~이바라키 공항을 잇는 직항이 생겼다. 에어로케이 정기편이 매주 화·목·토 주 3회 운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