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동식의 돼지곰탕. /NYT 캡처

돼지국밥 한 그릇 먹으러 시속 300km로 부산까지 갈 일은 아니다. 서울에도 훌륭한 돼지국밥집들이 있다.

인사동 ‘엄용백 돼지국밥 종각점’은 부산에서 성공한 엄용백 셰프가 서울에 낸 지점이다. 돼지고기 육수에 생강·대파·흑후추로 향을 더한 ‘맑은 엄용백 돼지국밥’, 사골뼈·목뼈·등뼈로 우린 뽀얗고 진한 육수의 ‘진한 엄용백 돼지국밥’, 맑은 돼지고기 육수에 수육을 두툼하게 썰어 넣은 ‘부산식 돼지국밥’ 중 선택 가능하다.

여의도 ‘단디만’은 부산을 대표하는 두 음식, 돼지국밥과 밀면 전문점이다. 두툼한 돼지고기와 소면을 듬뿍 넣어준다. 기본 맛과 매운맛 두 가지가 있다. 밀면이 부산만큼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공덕동 ‘그레이스 국밥’은 잡내 없는 국물로 먹다가, 다진 고추 양념과 들깻가루를 넣어 빨갛고 얼큰한 국물을 맛보면 좋다. 수육, 육전, 나물이 함께 나오는 정식도 인기.

연남동 ‘월강부산돼지국밥’은 부산 뒷골목에 있을 법한 외관부터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숭덩숭덩 큼직하게 썬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간 맑은 국물에 밥을 말고 부추를 넣어 먹는다. 수육백반이 있다는 점도 부산의 돼지국밥집에서 먹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낙원동 ‘합천돼지국밥’도 돼지국밥과 수육백반이 괜찮다.

3세대 부산 돼지국밥집들에 영감을 준 원조를 맛보고 싶다면 서교동 ‘옥동식’으로 가야 한다. 정동 ‘광화문국밥’도 옥동식과 결이 같은 모던한 돼지국밥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