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에 대한 3상 임상 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임상 시험 참가자 중 한 명에게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질환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백신 임상 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이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는 세계적으로 총 9개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임상 시험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 물질은 세계적인 백신 개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참여한 유일한 3상 시험 단계의 제품이다.
9일 의학 전문지 스탯(STAT)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인 임상 시험 참가자 한 명에게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 발견돼 임상 시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 질환이 발생한 사람은 영국에서 진행된 2상 임상 시험 참가자이고 해당 질환은 ‘횡단성 척수염’이라고 전했다. 횡단성 척수염은 척추뼈 안쪽에 있는 신경세포인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염증 부위 아래 감각과 근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감각 마비 등이 나타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7월 아스트라제네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 백신 후보의 글로벌 공급과 국내 물량 확보에 대해 3자가 협력한다는 의향서를 체결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3상을 일시 중단한 구체적 사유와 심각성 등을 파악한 후 제조 참여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지난 7일까지 국내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 274명 중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다. 국내엔 7월부터 공급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렘데시비르는 100% 완벽한 치료제는 아니다”라면서도 “환자의 기저 질환 유무, 면역 상태, 약물이 투여된 시기 등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있어 단순히 사망 여부를 두고 약효를 해석하면 안 된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렘데시비르는) 현재까지 입원 기간을 줄이고 경증에도 치료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