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안전상의 이유로 전면 중단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질병청은 이날 밤 11시쯤 보도자료를 내고 “백신 유통과정에 문제가 생겼으며, 기존 접종 일정을 일시 중단하고 이후 백신 물량 확보 상황을 보고 순차적으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올해 독감 무료 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18세와 62세 이상 고령층, 임신부 등 약 1900만명이다. 질병청은 “유통과정상 문제점이 발견된 백신은 13~18세 어린이 대상의 물량으로, 품질 검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하여 전체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질병청 관계자는 “백신을 저온에서 유통하는 과정(콜드 체인)에서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가 발견돼 선제적으로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무료 접종은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2회 접종 대상자(생후 6개월~9세 미만으로, 독감 백신을 생애 처음으로 맞거나 지난 7월 1일 이전 총 1회만 접종한 어린이)는 이미 지난 8일부터 접종이 시행됐다. 질병청은 “기존 2회 접종 대상 어린이에게 공급된 물량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16~18세 청소년과 임신부는 22일부터, 나머지는 다음달부터 접종 예정이었다.
정부는 올가을과 겨울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두 개의 대유행)’에 대비해 작년보다 접종 대상을 500만명 늘렸고, 접종 기간도 늘렸다. 현재 정부가 확보한 독감 백신은 약 2950만명분이라 전 국민의 57% 정도가 맞을 수 있다. 이 중 1900만명분은 무료 접종 대상을 위한 것이고, 1050만명분은 민간 의료기관을 통해 유료 접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시험검사 의뢰받은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해,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임신부 및 만 18세 미만 어린이와 기존 2회 접종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참여의료기관 및 대상자에게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안내하고,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며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반응이 신고 된 사례는 없으나,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