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다가오는 겨울철 독감의 동시 유행을 대비해 노숙인과 자활쉼터 이용자 등 취약계층에게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앞에서 쉼터 이용자들이 독감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질병관리청은 2일 “지난 1일까지 상온 노출 의심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2290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기준 1910명에서 하루새 380명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21일 “상온에 노출된 백신 일부 물량이 유통돼 무료 인플루엔자 접종을 2주간 중단한다”는 발표가 나온 지 열흘 만에 상온 노출 의심 백신 접종자가 2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상온 노출 의심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자는 9월 27일 407명에서 873명(9월 28일), 1362명(9월 29일), 1910명(9월 30일)으로 하루에 500명쯤 늘어나다가 지난 1일 2290명이 됐다. 지역별로는 경기(673명)에서 가장 많은 상온 노출 의심 백신 접종 사례가 나왔고, 광주광역시(361명), 전북(326명), 인천(214명), 경북(161명), 서울(149명) 등이 뒤를 이었다.

13~18세 등을 대상으로 한 무료 접종 시작일(9월 22일) 이전에 접종한 경우는 1597명(69.7%)였다. 질병청이 무료 접종 사업 중단을 시작한 지난달 22일 접종한 경우는 450명(19.7%)으로 이들은 병원 등 의료기관이 사업 중단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문제의 백신을 접종한 경우라고 질병청은 전했다.

질병청은 영상 2~8도에서 보관·유통돼야 할 인플루엔자 백신 일부 물량이 상온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백신을 맞은 사람은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후 열흘간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상온 노출 백신으로 의심되는 백신을 맞은 사람이 2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상 반응 신고 사례도 3명 늘어 12명

이상 반응이 나왔다고 신고된 사례는 지난 1일 기준 12명이다. 지난달 29일 4명에서 같은 달 30일 8명으로 늘어났고, 추가로 이상 반응 신고 사례가 나온 것이다. 추가된 이상 반응 가운데 2건은 발열이고, 몸살과 인후 불편감도 각각 1건 있었다. 전날까지 나온 8건은 오한·두통·메스꺼움(3건), 통증(1건), 멍듦(1건), 발열(1건), 두드러기(1건), 설사(1건)이었다.

이상 반응 신고 사례 12명 가운데 5명은 20세 미만 소아·청소년이다. 질병청은 국가 조달 백신 물량 공급 업체인 신성약품이 백신 배송 과정에서 냉장차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바닥에 내려놓는 식으로 냉장 유통 지침을 어긴 사실을 지난달 21일 확인하고 같은 날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 접종 사업을 2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상온 노출 의심에 따라 사용이 중단된 백신 물량은 578만명분이다.

보건당국은 올해 가을·겨울 코로나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 우려로 작년보다 500만명 많은 1900만명을 대상으로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20~26일 일주일간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을 보이는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3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3.8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보건당국은 의사환자 비율이 5.8명을 넘어서면 인플루엔자가 유행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