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잇달아 세 건 발생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20일 “세 건의 사망 사고 모두 이례적이고 의아하다”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사망 사고는 대부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나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이 동반된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에 의한 호흡곤란, 혈압 감소 등이 나타나는 쇼크 증상이다. 백신은 달걀에 바이러스를 배양해서 생산하는데, 달걀의 단백질이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발작이나 쇼크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세 건의 사망 사고가 아나필락시스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백신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보통 접종 후 15~30분 뒤에 바로 나타난다”며 “접종 후 수일 뒤에 알레르기 발작이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보다 백신 순도도 높아져 백신에 달걀 단백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적다고 한다. 이 때문에 현재는 달걀 단백질로 인한 알레르기 발작 가능성도 과거보다 현격히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하반신부터 마비 증상이 나타나 신경에 염증이 생기고 전신으로 마비 증상이 퍼지는 원인 불명의 질환이다. 드물게 백신 접종 후 길랭-바레 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길랭-바레 증후군이 나타난 사례는 대부분 접종 후 1~3주 뒤에 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접종 후 이틀여 만에 길랭-바레 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부검과 역학 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방역 당국이 명확한 사인을 빨리 밝혀내야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