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29일 “28일까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72건의 사망 신고사례가 접수됐다”며 “현재까지 사망 사례를 검토한 결과 백신의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의 오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8일까지 13일간 72건의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신고됐다. 지난 25일까지 59명이 신고됐는데, 사흘 만에 13명 늘었다.
이 가운데 70대 이상이 86.1%(62건)였고, 만 70세 이상 어르신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이 시작된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신고가 집중됐다.
예방접종 후 사망까지 경과 시간은 48시간 이상이 43건, 24시간 이상~48시간 이내가 17건, 24시간 미만은 12건이었다.
◇정은경 청장, 오늘 오후 1시쯤 독감 백신 맞아
질병청은 또 “오늘 오후 1시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충북 청주시 흥덕보건소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맞았다”고 했다. 정 청장은 접종 이후 25분쯤 보건소에 머물며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하며 질병관리청으로 복귀했다.
질병청은 “정 청장은 지자체, 보건소 등 전국 조류인플루엔자 대응반 3만여 명 가운데 한 명으로 무료 접종 대상”이라며 “2016년부터 조류인플루엔자 대응반 자격으로 5년간 독감 백신을 맞았다”고 했다.
◇"사망과 접종 간 인과성 낮아”
질병청은 “29일 개최된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에서 추가된 사망사례 25건에 대해 인과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며 “예방접종 직후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는 없었고, 접종부위 통증 등 가벼운 이상 반응 이외에 중증 이상 반응 사례는 없어 백신의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의 오류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앞서 질병청은 46건에 대한 검토 결과 같은 결론을 내린바 있다. 72건 가운데 71건에서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나머지 1건은 유가족이 부검 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72건의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가운데 40건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고, 31건은 시행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1건은 부검 실시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질병청은 전했다. 부검을 시행한 40건 가운데 접종부위 이상소견이 확인된 사례는 없었고, 11건은 1차 부검소견만으로도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등 사망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나머지 29건에 대해서는 추가 검사가 진행중이지만, 부검의가 심근경색 등 심잘 관련 질환이나 폐렴 등 소견을 낸 상태라고 했다.
◇어제까지 독감 예방접종 1644만건 신고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유행수준은 예년보다 낮고 유행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예방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건강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아달라”며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 알레르기 병력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려달라”고 했다. 달걀 알레르기가 있으면 의사와 상담 후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질병청 관계자는 “달걀을 먹어도 입술이 가렵거나 뾰루지(뾰족하게 부어오른 작은 부스럼)가 나는 정도라면 백신 접종 금지 대상은 아니다”라며 “달걀을 먹으면 숨을 못 쉰다거나, 쇼크 온다거나 수준의 이상반응 있었던 경험이 있어서 달걀 먹지 않는 분이라면 백신 접종 금지 대상에 해당한다”고 했다.
질병청은 “28일까지 무료 접종 1103만건, 유료 접종 541만건 등 1644만건의 독감 예방접종이 신고됐다”며 “이 가운데 접종 부의 통증 등 1551건의 이상 반응이 신고됐고,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