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 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 치료에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렘데시비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을 때 사용한 약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 혈장 치료제 등과 함께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로 코로나 중환자에게 주로 사용됐다. 지난 16일 기준 국내 병원 69곳에서 환자 801명이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았다.
이날 WHO는 “현재로선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환자들의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WHO가 세 차례 무작위 시험과 환자 7000여 명의 의료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렘데시비르가 사망률, 인공호흡기 필요성, 회복 기간 등 환자의 회복에 어떤 중요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WHO는 “다만 정확도를 높인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효능을 평가하는 실험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번 권고가 조건부라고 했다.
WHO는 지난달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우리 방역 당국은 WHO의 연구 결과에 대한 전문가 검토가 나오기 전까지는 국내 사용 지침을 바꾸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당국은 WHO의 발표에 대해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 위원회에 검토를 의뢰했다”고 했을 뿐 자세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 환자의 회복 시간을 31% 단축한다는 미 국립보건원(NIH)의 임상 시험을 근거로 국내에는 지난 6월 특례 수입이 허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