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대 4400만명분의 코로나 해외 백신을 선구매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국내에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는 선구매 계약을 완료했으며, 화이자·모더나·얀센(존슨앤드존슨 계열사) 등 3개 업체와도 사실상 계약 서명만을 남겨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단 접종 시기는 안전성·유효성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긴급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유지와 비수도권 1.5단계 상향에 대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 수화통역,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뉴시스

8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외교부는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코로나 해외 개발 백신 확보 계획에 대해 심의·의결하고 예방접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정부는 국제 백신 개발·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을 들여오고, 글로벌 백신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3400만명분을 확보해 최대 4400만명분의 해외 개발 백신을 선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이 아직 개발 완료전 단계이고, 백신 접종 과정에서 부작용 등 성공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는 만큼 당초 정부에서 발표한 3000만명분 보다 더 많은 백신을 선구매하기로 했다”며 “현재 개발 중인 국산 치료제도 빠르면 내년초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 백신을 통한 예방과 치료제를 통한 조기 치료를 통해 더욱 튼튼한 방역 체계가 구축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스트라·화이자·모더나·얀센 등 4개 社와 구매 확정

제약사별로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화이자·모더나 등 세 곳에서 각각 2000만회분(1000만명분), 존슨앤드존슨의 제약부문 계열사엔 얀센에서 400만회분을 선구매하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은 2회, 얀센은 1회 접종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와는 선구매 계약을 이미 체결했으며, 나머지 기업도 구속력 있는 구매 약관을 체결해 구매 물량 등을 확정했고, 나머지 계약 절차도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선구매한 백신은 내년 1분기(2~3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후 개발되는 백신 개발 동향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물량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백신 선급금 지급 및 백신 구매를 위해 정부는 2020년 예산 중 이·전용분 1723억원, 4차 추경 1839억원 및 2021년도 목적예비비 9000억원 등 약 1조 3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연합뉴스

◇감염 취약계층·보건인력부터 접종 검토...시기는 미정

이날 정부는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계획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선구매 예정인 백신들의 보관 조건이나 짧은 유효기간, 2회 접종 및 등을 고려하면 접종 준비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정도의 초저온 상태로 보관·유통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질병관리청에 백신 도입 및 예방 접종을 위한 별도 전담 조직을 구축하기로 했다. 단 접종 시기에 대해서는 “백신 개발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안전성·효과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코로나 국내 상황이나 외국 접종 동향 및 부작용 여부, 국민 수요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접종은 노인,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질환자 등 감염 취약 계층과 보건의료인 등 사회필수서비스 인력 등 총 3600만명을 우선 접종 권장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아직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아 우선 접종 대상자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해서도 임상시험 결과를 지속 모니터링해 향후 접종 전략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 선별 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소독제를 뿌리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