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4만명을 넘어섰다. 질병관리청은 “9일 68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누적 확진자가 4만98명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3만명을 넘은 뒤 4만명이 되는 데 걸린 기간은 20일이다. 신천지 교회발 1차 유행으로 확진자가 1만명이 될 때까지 걸린 기간(74일)보다 짧다. 지난 8~9일 이틀 연속 전국 17개 광역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또 활동이 많아 전파력이 강한 40대 이하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주간 확진자 10명 가운데 4명이 소규모(5명 미만) 집단감염으로 조사돼 ‘K방역'의 핵심인 추적 조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3각 파도' 여파로 대유행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일 만에 1만명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 겨울 대유행이 현실화했다는 뜻”이라며 “방역 선진국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현실은 병실은 부족하고, 여전히 거리 두기 외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수도권 1000명당 1명꼴 감염될 수도
국내 누적 확지자 4만98명은 국내 인구(5183만4302명·11월 말 기준) 1293명당 1명꼴이다. 지난 3~9일 일주일간 하루 평균 627.9명이 확진되는 현재의 감염 확산세가 앞으로 19일간 이어질 경우 인구 1000명당 1명꼴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 된다. 특히 국내 확진자의 73.5%인 하루 평균 461.7명의 환자가 나오고 있는 수도권은 10일 0시 기준 1195명당 1명꼴로 확진인데, 이런 추세면 열흘 뒤 누적 확진자가 인구(2603만5537명) 1000명당 1명(2만6035명)을 넘어서게 된다. 수도권 누적 확진자는 국내 누적 확진자의 절반 이상인 2만1780명(54.3%)이다. 서울은 이미 지난 4일 누적 확진자(9716명)가 967만9771명의 인구 1000명당 1명을 넘어섰다.
◇위중·중증 환자 172명, 역대 두번째
10일 코로나 위중·중증 환자는 하루 만에 23명 늘어나며 172명이 됐다. 8월 2차 유행 이후로 보면 9월 11일 175명 다음으로 환자가 많아졌다. 서울시는 10일 “위중·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서울 시내 중환자 치료 병상 62개 중 3개만 남았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하루 전인 9일 기준 전국에서 즉시 입원이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51개였지만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수도권 지역에 남은 중환자 병상은 8개로 한 자릿수에 진입했다. 보건복지부는 9일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병상을 확보해 코로나 중환자를 진료하는 경우 기존 10배의 병상 비용을 지불하는 보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10명 중 4명이 소규모 집단감염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10일 “현재 발생하고 있는 유행은 금년에 발생했던 3번의 유행 중 가장 큰 규모이며 가장 장기적인 유행”이라고 했다. 2~3월 신천지 교회발 1차 유행이나 수도권 교회와 서울 도심 집회를 중심으로 번진 8월 2차 유행과 달리, 집단감염으로 분류되지 않는 가족이나 지인 등 개인 간 감염 사례나 소규모 집단감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5명 이상 연결 고리가 확인된 감염을 집단감염으로 분류한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9일까지 2주간 나온 신규 확진자(7843명) 10명 중 4명꼴인 3147명(40.1%)은 5명 미만 집단감염 사례다. 주로 가족이나 지인 등 확진자의 접촉자로서 진단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지만, 식당이나 직장, 병원 등 5명 이상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은 사례라고 질병관리청은 밝혔다.
20.5%(1609명)는 누구에게 감염됐는지조차 모르는 감염 사례다. 활동량이 많아 전염력이 강한 40대 이하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고, 10명 중 4명꼴로 무증상 감염 사례가 나오는 점도 최근 감염 확산세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방역 당국은 분석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9일까지 한 달간 나온 확진자(1만2445명)의 56%가 40대 이하(6991명)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집단감염 사례별로 적게는 10%, 많게는 40%가 진단 당시 무증상인 경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