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접종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싣은 특수 컨테이너가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8일 “정부가 구매하기로 결정한 4600만명분의 코로나 백신 가운데 3600만명분에 대한 구매 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1000만명분은 계약 체결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또 “선(先)구매한 백신은 내년 2~3월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며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요양병원 입소 노인 등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접종을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11월까지 마무리하는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외교부는 지난 8일 “국제 백신 개발·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에서 각각 1000만명분, 얀센에서 400만명분 등 모두 4400만명분의 백신을 선(先)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정부가 이미 구매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이외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화이자 백신은 1000만명분, 얀센은 당초 예정된 물량보다 200만명분이 더 많은 총 600만명분을 계약했다”고 했다. 이로써 도입 예정 목표 물량은 4600만명분이 됐고, 이 가운데 2600만명분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정부는 밝혔다.

이날 3600만명분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정 청장이 밝혔는데, 당초 방역당국이 계약 체결이 진행중이라고 한 모더나 백신 1000만명분은 여전히 계약 체결이 진행중이다. 정부가 이날 백신 구매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힌 3600만명분은 코백스 퍼실리티와의 1000만명분 협약 체결을 지난 10월 9일 완료했다는 것을 합친 숫자다. 정은경 청장은 “24일에 발표한 내용과 다르지는 않다”며 “아직 추가로 남아있는 코백스는 말씀드린 대로 어떤 백신을 선택해서 언제 들어올 거냐에 대한 것을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구체화되면 그 부분은 구체화된 내용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백신 물량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분기부터, 얀센 백신 600만명분은 2분기부터, 화이자 백신은 3분기부터 백신 공급에 나설 계획이라고 질병관리청은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구매 계약을 체결했거나 구매할 예정인 4600만명분의 백신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 5183만명(지난달말 기준)의 88.8%에 해당하며, 백신 접종 가능인구인 18세 이상 인구(4410만명)의 104.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정 청장은 “통상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전체 인구의 60~70%가 항체 형성이 필요하다는 학계 의견을 감안할 때 이는 국내 집단면역 형성에 충분한 물량”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국내에 백신이 공급되는 2~3월부터 바로 접종이 가능하도록 하고 우선 접종권장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인 11월 이전까지 마무리하도록 하는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우선 접종권장 대상자로 ▴의료기관 종사자 ▴요양병원 등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 ▴65세 이상 ▴성인 만성 질환자(19∼64세, 중등도 이상 위험), ▴소아청소년 교육·보육시설 종사자 및 직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경찰·소방 공무원·군인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접종 시행기관과 관련해 정 청장은 “화이자 등 냉동 유통이 필요한 일부 백신은 냉동고를 배치하는 별도 접종센터 약 100~250개를 지정·운영하고, 영상 2~8도 냉장 보관·유통이 가능한 백신은 기존 예방접종 경험이 있는 위탁의료기관 중 지정기준에 부합한 기관을 지정하여 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 청장은 “화이자 백신의 냉동 유통·보관 관리를 위한 초저온 냉동고를 1분기 내 250여대 구비할 예정이며, 현재 정부 구매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의료계 사이에서 제기돼온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문제와 관련해 정 청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땐 국가 보상체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