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김(Jerome Kim·62)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과 이환종(68)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올해 국민 60~80%가 코로나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이 형성된다면 한국도 올해 안에 코로나 종식 수준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에이즈 바이러스(HIV) 백신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이 명예교수는 국내 감염병 연구 전문가이자 정부의 ‘코로나 백신 도입 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올해는 코로나 사태 종식의 첫걸음”이라며 “해외발 코로나 환자 유입은 산발적으로 나올 수 있지만, 한국에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집단면역이 생기면 코로나 확산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백신 접종으로 천연두는 지구에서 사라졌고 소아마비도 그 길로 향하고 있다”며 “예방접종에 1달러만 투자하면 질병 관리에 드는 44배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도 했다.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에 성공하려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도 ‘부작용’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1956년 미국 로큰롤 스타 엘비스 프레슬리가 소아마비 백신을 맞은 후 미국 내 소아마비 백신 접종이 확 늘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과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백신을 공개적으로 맞은 사례를 들며, “한국 정부도 정치인이나 BTS(방탄소년단) 같은 스타들이 백신을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캠페인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는 데 그만이라는 것이다.
이환종 명예교수도 ‘다수 국민의 조기 접종’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보다 더 철저하게 안전성을 검증하는 미국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다”며 “3상 임상을 거친 백신들의 안전성은 상당 부분 확보됐다”고 했다. ”백신 역사상 고령자,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특별한 부작용이 더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도 했다. 코로나 유행을 종식하려면 봉쇄에 가까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 교수는 “그러기엔 경제적 타격이 너무 크다”고 했다. “백신 접종이 답”이라는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우리나라가 백신 도입이 선진국들에 비해 늦은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각국이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2~3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백신 물량 확보 시기가 늦은 만큼 정부는 지금이라도 협상력을 더 발휘해 백신 도입과 접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