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성인 여성 고위험 음주율이 늘고 고혈압·당뇨병이 있는 성인 비율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5차 국민건강 증진 종합계획(2021~2030년)’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위험 음주율과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술과 전자 담배 기기에 건강증진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술, 담배 가격을 올리는 방법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성인 여성 고위험 음주율은 2008년 8.4%에서 2018년 10.5%로 늘었다. 고위험 음주율은 주 2회 이상 음주를 하거나 1회 평균 음주량이 여성 5잔, 남성 7잔일 때를 뜻한다. 5차 계획에선 고위험 음주율, 흡연율, 성인병 유병률 비율 등을 지역·연령별로 단순 취합·계산하던 방식에서 연령·지역별 인구 비율로 보정·계산하는 ‘연령 표준화’ 비율로 바꿔 산출했다. 2018년 성인 여성 고위험 음주율은 10.5%인데, 이를 연령 표준화하면 8.4%이다. 이 비율을 2030년까지 7.3%로 낮추겠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복지부는 “음주 조장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술 소비 감소를 유도하기 위해 담배처럼 술도 건강증진 부담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여성 등 음주 취약군에 대한 고위험 음주 예방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08년 47.8%에서 2018년 36.7%로 줄었다. 2018년의 경우 연령 표준화 비율도 36.7%로 같다. 복지부는 “2030년까지 성인 남성 흡연율을 25%까지 줄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복지부는 “2015년 담뱃값 인상을 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담뱃값(7.36달러, 약 8130원)보다 낮다”며 “전자 담배 기기도 담배로 정의하고 건강증진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년간 30대 이상 고혈압·당뇨병 유병률도 늘었다. 유병률은 전체 인구 중 특정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다. 고혈압은 2008년 26.2%에서 2018년 28.3%, 당뇨병은 9.7%에서 10.4%로 늘었다. 복지부는 2030년까지 20~74세 성인 고혈압·당뇨병 비율을 각각 1%포인트씩 낮추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예컨대 성인 남성 고혈압 유병률은 2018년 연령 표준화 기준 33.2%인데, 2030년까지 32.1%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비율도 2008년 26명에서 2018년 26.6명으로 높아졌다. 복지부는 지자체에 자살 예방 협의체를 구축해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관리해 2030년까지 자살 비율을 17명까지 줄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