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서 정부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질병청은 현재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의 종류를 ‘일반' ‘아나필락시스' ‘중증 의심 ‘접종 후 사망' 등 네 가지로 분류해 발표하고 있다. 문제는 고열이나 근육통·오한 등을 동반한 강한 이상 반응도 ‘일반(경증)’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접종자들이 강한 통증을 호소해도 정부는 ‘중증이 아니다'는 식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발열이나 두통·근육통 등이 있을 때 활동에 지장이 없는 경우만 경증으로, 약간 지장이 있으면 중등증, 심한 이상 반응은 중증이나 위중증으로 분류하는 등 우리보다 훨씬 자세하게 구분한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지금 우리 질병청 분류 방식은 실상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이상 반응 중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과 어려운 수준은 얼마 정도 되는지 등을 구분해서 파악해 국민에게 알리고 그에 따른 대처 요령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 이상 반응에 대해 “항체가 잘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넘기거나, 접종 후 사망 사례를 “기저 질환 때문”이라고만 설명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접종 후 혈전 사례나 강한 이상 반응 등에 대해 보건 당국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외국과 비교했을 때 발생 빈도가 어떤지,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해서 설명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국민 불안감이 줄어드는데 정부는 그냥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도 “40~50대에도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기저 질환 때문에 사망했다’고만 하면 불안을 더 키울 뿐”이라며 “이상 반응이 강한 이유는 무엇인지, 사망 경위와 원인은 무엇인지 정부가 상세하고 신속하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했다.

혈전 의심 사례 등 이례적인 이상 반응이 신고되면 현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 등을 우려해 이상 반응 등을 늦게 공개하면 오히려 당국이 사실을 은폐한다는 오해와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불안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극적인 소통”이라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이 광범위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자발적으로 접종에 나서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다”(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