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뒤 뇌혈전이 발견된 국내 20대 접종자의 사례가 유럽의약품청(EMA)이 백신과 인과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뇌정맥동혈전증(CVST)에 해당한다고 보건 당국이 밝혔다.

박영준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지난 20일 이 사례에 대해 “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CVST로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며 “원인 유발 인자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백신 접종과의) 관련성에 대해 평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CVST는 뇌정맥 혈전으로 뇌 기능 장애 등이 생기는 질환이다. EMA는 지난 18일 AZ 백신 접종과 혈전 생성의 연관성이 낮다고 발표하면서, CVST 등과 같은 매우 드문 혈액 응고 장애와 관련성은 명확히 배제할 수 없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단 단서를 달았다. CVST 등 가능성을 고려해 EMA는 AZ 백신 접종 후 3일 이상 두통이 지속되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이상 반응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으라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일 “접종 후 숨 참, 가슴이나 복부 통증, 팔·다리 부종이나 차가워짐, 심각하거나 악화된 두통, 흐린 시야, 지속적 출혈, 여러 개의 작은 멍, 붉거나 자색의 반점, 피부 아래 소혈종(피 고임) 같은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신속히 의료 기관을 찾아 백신 접종 사실을 알리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성 정보'를 배포했다. 의료진에겐 특히 접종 후 3일 이후 접종자에게 이런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진료받게 알리라고 했다.

한편 EMA의 접종 권고 후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이 AZ 백신 접종을 재개한 가운데, 덴마크 보건 당국은 20일 AZ 백신을 맞은 의료계 종사자 2명에게서 혈전과 뇌출혈 증상이 나타나 이 중 한 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우리 보건 당국은 20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AZ 백신 국내외 이상 반응과 EMA의 평가 등을 검토했으며 그 결과를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박영준 팀장은 “혈전증 관련해선 심도 있는 평가를 위해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