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새처럼 오물오물 잘 받아 먹고 자고 일어날 때마다 조금씩 커가는 아기를 보는 일이야말로 초보 엄마·아빠의 가장 큰 행복이고 보람이다. 사랑스러운 아기를 먹이고 키우는 일은 당연히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하지만 이유식을 시작하면 무엇을 얼마나 먹여야 할지,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고민거리가 한둘이 아니다. 쌀 미음도 잘 먹고 소고기 이유식도 문제가 없던 아기에게 새로운 음식을 하나씩 먹이기 시작하면서 피부가 빨개지고 두드러기가 나는 것 같아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유식 시작한 우리 아기, 이것만은 기억해요

◇달걀, 유제품 등 알레르기 주의

이유식을 진행하면서 많은 아기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기들이 입 주변에 음식이 닿았을 때 피부 증상이 나빠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알레르기와 상관없는 비특이적 자극 반응이다. 감귤 같은 산성 과일이나 간이 되어 있는 음식이 대표적 원인이다. 음식이 피부에 닿았을 때만 약간 빨개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아기의 컨디션이 좋을 때 비슷한 양을 먹였는데도 일관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면 걱정을 내려놓아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는 알레르기일 가능성은 낮다. 원인이 된 음식을 중단했다가 다시 먹였을 때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다. 입 주변의 피부 증상이 반복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기의 피부 위생과 보습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달걀이나 유제품·밀·땅콩·견과류는 어린아이에게 매우 흔한 알레르기 원인 음식이다. 위험한 반응과도 연관될 수 있다. 이런 음식을 먹거나 살짝 닿기만 해도 이상 반응이 생겼다면 일단 이유식을 중단하고 다시 먹여도 될지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또 아기가 새로운 음식을 먹고 2시간 이내에 모기에게 물렸을 때와 같은 두드러기가 생기거나, 눈 주변이나 입술이 부어 오른다면 식품 알레르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땐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피부 증상과 함께 기침이나 쌕쌕거림, 숨이 가쁜 증상이 함께 나타나거나 반복적으로 토하는 경우, 심하게 보채거나 기운이 없어 보인다면 기다리지 말고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 알레르기 반응이 전신으로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집에서 관찰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 있으면 새로운 음식 자제

이유식을 주는 건 지루하고 어려운 과정일뿐더러 알레르기도 염려되니 이유식 시작을 미루거나,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이유식으로 만드는 것을 주저하는 엄마도 있다. 특히 가족 중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유전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이나 식품 알레르기가 생길까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이유식을 늦게 시작하려고 계속 미룰 필요는 없다. 이유식을 생후 6~9개월 이후로 미루는 것이 4~6개월에 시작하는 것보다 알레르기 질환을 더 예방한다는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유식을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경우 알레르기 발생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유식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아기가 자라면서 새로운 음식이나 환경에 익숙해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므로 너무 늦지 않게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발열이 있거나 감기와 장염 등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아기들에게는 되도록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염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기들은 체내 방어 기능이 평소보다 저하돼 알레르기 발생을 더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열이 나는 아기들이 새로운 음식을 먹고 피부 발진이 나타나는 경우, 그 원인이 감염과 연관된 열꽃인지, 식품 알레르기인지,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한 이상 반응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따라서 평소 잘 먹던 음식 이외의 이유식을 주는 것은 몸 상태가 회복된 이후로 미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