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하면서 수많은 변이종을 만들어낸다. 이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전파력이 높고 감염되면 몸 상태가 위험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꼽는 건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변이 3종이다.
우리나라도 이 3종 변이 바이러스가 퍼져 있다. 영국 변이가 551건, 남아공 변이 71건, 브라질 변이 10건으로 총 632건이다. 그러나 이는 감염됐다고 명백하게 확정된 사례만 추린 건수다. 이들 변이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역학적 관련 사례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1499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영국 변이가 1344건, 남아공 141건, 브라질 14건이다.
영국 변이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다. 유럽 감염자 50% 이상이 영국 변이 감염자일 정도다. 일본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만여 명이 영국 변이에 감염됐다. 영국 변이는 전파력은 높지만 기존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영국 변이가 가장 많이 퍼진 곳이 울산이다. 울산에서는 영국 변이 감염 320건이 신고됐다. 감염된 게 확실한 사례가 76건, 역학적 관련 244건이다. 경기도가 455건(확정 140건, 역학적 관련 315건)으로 전체 사례는 더 많지만 인구 규모(울산 110여만명·경기 1300여만명)를 고려하면 심각한 건 울산이다. 서울은 79건(확정 47건, 역학 관련 32건)이 나왔다.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는 국내에 총 155건(확정 81건, 역학 관련 74건)으로 비교적 많이 퍼지진 않았다. 확실한 변이 사례 중 35건(남아공 30건, 브라질 5건)은 공항 등 검역소에서 걸러졌다. 그런데 경기도에서 남아공 변이(확정 15건, 역학 관련 68건)가 83건이 나오면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 긴장하고 있다.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는 영국 변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존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남아공 변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10% 정도에 그치며, 노바백스 50~60%, 얀센은 57% 정도다. 화이자·모더나도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지만,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라도 남아공·브라질·탄자니아·파라과이 등 이 두 종류 변이가 유행하는 9국에서 입국한 사람은 자가 격리를 면제하지 않고 14일간 자가 격리를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인도 등 기타 변이 감염자도 확정 사례만 473명에 달한다. 정부는 아직 영국·남아공·브라질 변이와 이들 변이가 기존 코로나보다 더 위험한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타 변이 관련 역학적 사례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