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중국 김치 수입량이 3월에 비해 30% 넘게 급감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중국의 한 김치 공장에서 비위생적으로 김치를 담그는 모습이 3월 중순 국내에 전해진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김치 포비아(공포증)’ 현상이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통계 정보 사이트 ‘수입식품 정보마루’에 따르면 4월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김치는 1만8066t으로 3월(2만6149t)에 비해 30.9% 줄어들었다. 월간 중국 김치 수입량이 1만8000t대까지 떨어진 것은 작년 4월 이후 1년 만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김치는 최근 해마다 증가해오다 작년(28만1009t)에 처음으로 전년(30만6589t)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음식점을 찾는 손님들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차 코로나 대유행이 점차 잦아들던 지난 2월부터는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수입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3월 들어선 중국 김치 수입량이 1년 전보다 25.7% 급증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음식점을 찾는 손님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김치 위생 문제가 불거지면서 4월 수입량은 코로나 위기가 고조되던 작년 4월 수입량(1만8742t)에도 미치지 못했다.

식약처는 중국 김치 위생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최근 ‘수입 김치 안전·안심 대책’을 발표하고 “올해는 중국 김치 제조업체 등 26곳에 대한 현지실사를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2025년까지 매년 20여곳씩을 점검해 총 109곳에 대한 현지 실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입 김치 제조 과정에서 이물질이 섞여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중국 김치 제조업체에도 국내 업체와 똑같이 HACCP(해썹·식품 안전 관리 인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HACCP은 식품 원재료부터 제조·가공·보존·유통·조리 단계까지 식품 안전성을 확인해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김치는 연간 약 2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음식점에서 소비되는 김치는 40만t 정도이며, 그중에서도 30만t 정도가 중국산이다. 이병춘 한국외식산업협회 전무는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는 먹지 않겠다는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중국 김치 수입량이 줄어드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