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미정상회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제공하기로 한 얀센 코로나 백신 100만명분을 예비군 53만여명과 국방·외교 관련 종사자 13만7000여명, 민방위 대원 304만명 등에 6월 10일부터 예약 순서에 따라 접종한다고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밝혔다. 30세 미만인 현역 장병 41만4000여명은 6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이날 정부는 “미국이 제공하는 얀센 백신 100만명분이 이번주 도착할 예정”이라며 앞서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약속한 55만명분의 약 2배 물량이 도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얀센 백신은 미국에서 1050만 명 정도가 접종한 백신으로, 이번에 도입되는 백신 물량은 신속한 접종을 위해 6월 초 우리 군용기를 보내서 국내로 반입할 예정”이라며 “미국의 백신지원을 희망하는 국가들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을 지원할 명분이 크지 않음에도 한미동맹의 연장선으로 백신 지원이 결정됐다. 국제적 관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으로 미국이 한미동맹의 가치를 인정하여 우리나라를 특별히 배려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얀센 백신은 다른 코로나 백신과 달리 1회 접종만으로 면역이 형성된다. 다만 면역 지속기간이 6~7개월로 다른 백신보다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을 비롯해 중남미 7개국에서 이뤄진 3상 임상시험에서 67%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후속 연구에 따르면 남아공 변이 예방 효과는 64%, 브라질 변이 예방 효과는 68.1%다. 2~8도에서 3개월 간 보관이 가능하고 영하 25~15도에서는 2년간 보관이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미 지난 4월 7일 얀센 백신의 국내 사용을 승인했다. 정부는 얀센 백신 100만명분을 30세 이상 예비군 53만8000여명, 국방·외교 관련자 13만7000여명을 비롯해 민방위대원 304만명 등 군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예약순서에 따라 접종할 방침이다. 정부가 언급한 국방·외교 관련 종사자에는 국방부 공무원과 병무청, 방사청, 국방부 관련 연구원, 외교부 공무원, 군 관련 가족 등이 포함된다.
당초 국군 장병 55만명이 접종할 물량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앞서 우리 보건당국은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검토에 따라 얀센 백신은 30세 이상에 대해서만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얀센 백신은 30세 미만 현역 장병이 아닌 예비군 등을 접종하기로 미 당국과 협의해 결정한 것이다. 보건당국은 “미 정부가 한미동맹 상징으로 미군에서 접종하는 얀센 백신을 한국군과 유관 종사자에 접종하는 것으로 공여해 양국 간 협의에 따라 군 관련자를 접종하기로 계획을 마련했다”며 “희망자부터 접종할 방침이며 순서가 밀려 접종하지 못한 사람은 당초 접종 계획에 따라 접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얀센 백신 접종 대상이 되지 않는 30세 미만 현역 장병 41만4000여명은 오는 6월 중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게 된다. 보건당국은 “얀센 백신 물량 중 일부는 필수 공무나 중요 경제활동으로 긴급 출국하는 사람에 대한 접종에도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 정부가 제공한 얀센 백신 100만명분을 6월 10일부터 20일까지 10일 내로 내로 빠르게 접종 완료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60세 이상 접종과 동일하게 사전 예약을 통해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얀센 백신 예약은 6월 1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31일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 초도 물량 5만5000회분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중 30세 미만이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서 제외된 종사자들에게 접종하기로 했다. 당국은 “접종대상 의료 기관은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백신 물량에 맞게 선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