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약 25%만 백신을 접종한 상황에서 해외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방역 완화에 신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국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자가 15일 누적 13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월 26일 접종 시작 후 109일 만이다. 정부는 당초 이달까지 13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 완료 목표를 제시했다가 백신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상반기 접종 인원을 최대 1400만명으로 늘려 잡은 상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정부는 방역 완화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약 25%만 백신을 접종한 상황에서 해외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방역 완화에 신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해외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 대해 입국 시 2주간 자가 격리를 면제해준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영국·인도 등 최근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델타형 변이(인도 변이) 유행 국가를 면제 대상국에 포함시켰다. 델타형 변이는 알파형(영국)·베타형(남아공)·감마형(브라질) 변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주요 우려 변이 바이러스 4종 중 하나다. 영국은 이 변이가 빠른 속도로 퍼지자 6월 21일로 예정된 방역 완화 조치를 다음 달로 미뤘고, 미국도 이 변이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5일 기준 델타형 변이 감염 사례가 155건이다. 주요 변이 4종 가운데 알파형 변이(1663건)에 이어 둘째로 많다. 베타형 변이(140건) 감염 건수를 추월했다. 정부는 백신 효과를 확 떨어뜨리는 베타·감마형 변이 유행 국가(남아공·브라질 등) 입국자만 자가 격리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알파형 변이에 대해서는 현재 쓰이는 백신이 예방 효과가 높기 때문에 영국은 격리 면제 대상에 포함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반면 세 변이에 비해 늦게 출현한 델타형 변이는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 그런데도 델타형 변이 유행국을 격리 면제 대상으로 분류했다. 정부는 “델타형 변이가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지 더 검증해보고, 대책을 마련할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방역 완화 조치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이른 감이 있다”며 “몇 주 정도 델타형 변이 등 코로나 유행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