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물총 이벤트 중단하기로 - 22일 오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관람객들이 물줄기를 맞거나 서로에게 물총을 쏘는 여름 이벤트 ‘슈팅 워터펀’ 행사가 열리고 있다. 많은 사람이 밀집한 데다 마스크까지 젖어 방역 수칙에 어긋난 행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방역 당국은 “마스크 필터가 젖으면 비말(침방울) 차단 효과가 없어진다”며 “젖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비말을 차단하기보다 비말이 같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에버랜드 측은 28일 슈팅 워터펀 행사의 애프터쇼(물총놀이) 운영을 이날부터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7월부터 들어가는 새로운 거리 두기를 앞두고 코로나 확산세가 불안하다. 해외는 델타(인도) 변이로 어수선하다. 전문가들은 “방역 조치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①수도권 주간 확진자 25.4% 증가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2주 전(6월 14~20일)만 해도 주말 300~400명대, 평일 500명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다음 달부터 각종 방역 조치들이 완화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 긴장이 풀어진 분위기다. 지난 23~27일 5일 연속 600명대 확진자가 나왔고, 28일에는 주말인데도 501명에 달했다. 1주일 전 월요일(21일·357명)과 비교했을 때 40%가량 증가한 것. 특히 서울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주 서울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18.1명으로 전주 173.9명보다 44.2명(25.4%) 늘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도 같은 기간 36.6%에서 38.5%로 증가했다.

홍대 외국인 강사 6명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경기도로 번지고 있다. 지난 19일 홍대 인근 주점에서 모임을 갖고 코로나에 감염된 강사들이 각자 일하던 의정부, 부천, 고양, 성남 등으로 돌아가 코로나를 퍼뜨린 것. 홍대발 집단감염 확진자가 열흘 만에 132명까지 늘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확진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14~20일 해외 유입 확진자는 202명(하루 평균 28.8명)이었으나 21~27일은 291명(하루 평균 41.6명)으로 늘었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사적 모임 제한을 풀어주고, 영업 시간을 늘리며, 접종 완료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를 면제해주는 등 여러 완화 조치들이 한꺼번에 시행되면서 (확진자 급증에)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방역 조치를 강화할 땐 신속해야 되지만, 완화할 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교수는 “델타 변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1차 접종 84%, 2차 접종 61%나 이뤄진 영국에서도 최근 델타 변이로 확진자가 2만명씩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2차 접종률은 9%다.

②거리 두기 완화에 휴가철 모임 급증 우려

다음 달부터 본격 휴가철을 맞고, 방역 조치 완화에 따라 미뤄왔던 직장 내 회식·동창회 등 모임이 폭증할 전망이라 우려가 높아진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방역 조치가 대대적으로 풀린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개개인이 백신 접종과 함께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적용되는 기본 방역 수칙을 7가지로 정하고 있다. 이 중 개인에게는 ‘실내 마스크 착용’ ‘공공장소에서 음식 섭취 금지’ ‘주기적 소독·관리’ ‘출입 명부 작성’ 등 네 가지가 적용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수칙은 좀 더 구체적이다. ‘2세 이상 모든 사람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다른 사람과는 6피트(약 183㎝)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환기를 자주 실시해야 하며, 손은 20초 이상 비누를 이용해 자주 씻어야 한다. 비누와 물을 구할 수 없을 때는 알코올이 60% 이상 함유된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등이다.

③“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재검토 해야”

가장 중요한 건 마스크 착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공기 중 떠있는 비말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 마스크 예방 효과는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작년 8월 경남 한 초등학교에선 한 학생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친구와 선생님 등 밀접 접촉자 88명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경기 수원 한 대형 교회에서도 확진자 3명이 동시에 같은 예배에 참석했으나 같이 있던 교인 700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 추가 확산이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사람에 대해선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실내에선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또 야외라고 해도 집회·공연장·스포츠 경기장·유원지 등 다수가 밀집한 공간에서는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1차 접종자에 대해서도 ‘야외 마스크 미착용'을 허용한 건 시기 상조라는 의견이다. 미국 CDC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아니라면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걸 추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한 차례 백신 접종만으로는 예방 효과가 완전하지 않다”며 “접종 완료자에 대해서만 마스크 미착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정부가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인센티브를 과도하게 준 느낌”이라고 했다. 정재훈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방역의 가장 기초적인 수칙”이라고 했고, 천은미 교수 역시 “1차 접종만으로는 델타 변이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마상혁 부회장은 “야외에선 비말이 공기 중에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