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분야에서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ICT 역할이 커지고 있다. 30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국제사회복지협의회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주최로 열린 ‘국제사회서비스프로젝트 IPSS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2차 국제포럼’에서 ICT를 사회복지 분야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 논의가 진행됐다. 지난 2월 1차 포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포럼은 1부 ‘포용적 복지를 위한 ICT 역할과 이슈’, 2부 ‘ICT를 활용한 사회 서비스 국가별 사례’를 주제로 열렸다.

ICT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이전엔 접근할 수 없었던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여러 국가에서 원격 학습과 원격 보건 서비스 등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ICT의 혜택이 늘어날수록 그늘도 커지고 있다. 연령·소득·교육 수준 등에 따른 디지털 격차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ICT를 활용한 사회 사업의 국제적 현황’을 주제로 발표한 세르게이 젤레네브 국제사회복지협의회 UN대표부는 “ICT는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포용’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며 “노년층에게 더 많은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포용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앤드리언 아길레라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는 “문자 메시지, 모바일 앱, 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정신 건강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지만 교육 수준이 낮은 환자들이나 소수 인종 등 소외 계층은 중요한 디지털 기능을 사용하지 못해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르쿠엘로 스페인 자르고자대 교수는 “디지털 권리가 강조되는 분위기 속에 일부 기업 등이 데이터를 독점해 사회 구성원이 혜택을 골고루 누리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사회 서비스 사업에 ICT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의 ICT 활용 사회서비스 사례’를 발표한 박영란 강남대 교수는 “한국은 ICT기반 사회복지 서비스 전달을 위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법적 도구, 정책 방향을 고려하여 사회복지 혜택을 다시 설계하고 이해관계자 간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SDGs와 연계된 국제포럼을 올해 두 차례 더 개최할 계획이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이번 포럼의 목표는 ICT기술과 사회서비스의 연결을 통해 SDGs 지속가능 개발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다”며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의 디지털 뉴딜 이슈를 선도하고, 국제사회에 한국 사회서비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