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코로나 감염 시 증세가 악화할 가능성이 59%, 사망할 확률도 19% 높아진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을 하면 폐 건강이 나빠지고 상기도(上氣道)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감염돼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센트럴(BMC) 공중 보건’에 최근 게재된 ‘흡연, 특히 젊은 성인들의 코로나 증상 악화’ 논문에 따르면, 현재 담배를 피우거나 과거에 한때 담배를 피웠던 사람 등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코로나 감염 위험은 더 커졌다. 코로나 환자의 흡연 형태 및 증상 악화 등에 관한 논문 총 46편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 코로나 환자 2만2939명 가운데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한 이는 5421명(23.6%)이었는데, 이 가운데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2914명이었다. 코로나에 감염된 뒤 증세가 악화하는 경우는 흡연 경험자의 경우 33.5%에 이르렀지만, 비흡연자는 21.9%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담배를 피우면 코로나 감염 시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입증된 셈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흡연자(과거 흡연 경험 포함)는 비흡연자보다 코로나 증상 악화가 1.59배 수준, 코로나 사망은 1.19배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45세 이하 비교적 젊은 흡연자일수록 코로나 감염 시 증상 악화 경향성이 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형 전자 담배를 피운 청소년들의 코로나 확진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도 이미 나와있다. ‘청소년 건강 저널(Journal of Adolescent Health)’에 실린 ‘젊은 층의 액상형 전자 담배 흡연과 코로나와의 관계 연구’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 담배를 피우는 13~24세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코로나 양성 판정 확률이 5배 높고, 액상형 전자 담배와 일반 궐련을 함께 피우는 사람은 이 비율이 7배까지 높아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흡연을 하면 담배와 손가락이 입에 닿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흡연자의 입과 호흡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며, 흡연으로 흡입하는 독성 물질은 심혈관과 폐의 면역 기능을 손상시켜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더 높인다”고 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코로나 시국에 ‘금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을 입증하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담배 규제 정책을 강화하고 금연 지원 사업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