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약사 머크(MSD)가 개발 중인 코로나 경구 치료제(먹는 알약) ‘몰누피라비르’에 대해 정부가 선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머크 측은 1일(현지 시각) 3차 임상시험에서 몰누피라비르가 50% 수준의 입원 예방률과 사망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방역 당국은 “중간 임상 결과를 머크사로부터 통보받았고, 긍정적인 결과로 본다”며 “현재 선 구매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사이에선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 대유행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머크에 따르면 감염 5일 이내 코로나 환자 775명 중 절반은 위약(僞藥)을, 절반은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결과 몰누피라비르 복용자의 입원율은 7.3%인 반면 위약 복용자는 14.1%가 입원 치료를 받아 입원 예방률이 약 50% 수준으로 나타났다.
몰누피라비르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해결사 역할을 했던 ‘타미플루’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몰누피라비르의 출시가는 1명분에 약 700~800달러(약 83만~95만원)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타미플루의 1명분 가격은 약 17달러였다. 다만 정부는 지난달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될 경우 정부가 비용을 전액 부담할 예정”이라고 했다.
머크는 “연말까지 몰누피라비르를 1000만명분가량 생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정부는 이미 170만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선구매했다. 머크는 조만간 미 식품의약국(FDA)에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1일 “FDA가 가능한 한 빨리 심사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올해와 내년 경구용 치료제 구매 예산으로 363억원을 책정했다. 몰누피라비르 약 4만명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