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진흥기금이 스타벅스 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에 쓰레기봉투·위생장갑 등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상하수도료까지 지원됐다. 식품진흥기금은 식품 위생 기준 등을 어긴 업체로부터 걷은 과징금으로 조성한 기금으로, 식품 위생과 국민의 영양 수준 향상을 위해 쓰이도록 규정돼 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국민의힘)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음식점 위생등급제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가 지난 4년간 위생 상태 우수 업체로 선정해 쓰레기봉투·손소독제 등을 지원한 6493곳 중 9.7%(628곳)가 스타벅스 매장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부터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시행한 식약처는 지난해까지 총 1만4530개 음식점을 위생 상태 우수 업체로 선정하고, 이 가운데 6493곳에 총 21억2353만원 상당의 용품을 지원했다. 위생 상태 우수 업체로 선정되면 ‘식품진흥기금’을 활용해 위생용품 지원, 시설·설비의 개보수 융자지원, 음식점 홍보 등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식품진흥기금은 식품위생법상 ‘식품위생과 국민 영양 수준 향상을 위한 사업’에 활용하도록 시·도 등에 설치된 기금으로, 식품관련 단체의 출연금과 식품위생법 위반업체가 물린 과징금 등을 재원으로 마련된다.
식약처가 지난해까지 지원한 6493건 중 스타벅스는 628건, 이디야 649건, 파리바게트 375건, 던킨도너츠·베스킨라빈스 193건, 파스꾸찌 145건, 본도시락·본죽 218건, 할리스커피 67건 등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가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 업체들에게 쓰레기봉투나 앞치마, 손소독제, 상하수도료 등이 지원됐는데 대기업 직영 프랜차이즈 업체에 이러한 예산 지원이 필요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벅스에 지원한 물품을 보면 마스크, 손세정제 등이 406건, 쓰레기봉투, 위생장갑 등 126건, 상하수도료 등 기타 건이 96건이었다. 파리바게트에도 마스크·손세정제 250건, 쓰레기봉투·위생장갑 90건 등이 지원됐다.
강기윤 의원은 “스타벅스 등 직영 지점에 용돈을 쥐어준 것”이라며 “식품진흥기금을 올바르게 집행하기 위해선 정말 우수한 업체에 지원을 늘리는 등 제도의 내실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