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섭취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 등 4국 33만명을 장기 추적한 결과다. 미국·유럽 등에서도 커피가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진 건 처음이다.
10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와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등 4국 공동 연구팀이 국제역학저널 최신호에 실은 ‘아시아 코호트 분석을 통한 커피 및 녹차 소비와 사망률’ 논문에 따르면, 하루에 커피를 1~3잔 미만 마시는 남성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2%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 3~5잔 미만과 5잔 이상 마시는 경우에는 사망 위험이 각각 24%씩 낮았다. 여성은 1~3잔 미만 마실 때에는 20%, 3~5잔 미만일 때에는 35%, 5잔 이상인 경우에는 28%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들의 나이와 흡연⋅음주⋅비만 등 사망률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을 조정한 뒤 커피 섭취 여부에 따른 사망률 영향만 별도로 계산했다.
커피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낮췄다. 커피를 5잔 이상 마실 경우 남성은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15% 낮았고, 여성은 19% 낮았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도 5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남성과 여성 모두 27% 낮았다. 연구진은 “커피 섭취가 심혈관 질환 및 암을 비롯해 전반적인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며 “항산화와 항염증, 항당뇨 효과가 있는 클로로겐산, 카페인, 칼륨 및 마그네슘 등 커피의 여러 성분이 잠재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카페인·디카페인 여부나 설탕·우유·크림 등의 첨가 여부, 커피 추출 방식 등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다루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항산화 효과가 있는 카테킨 성분이 풍부한 녹차를 섭취하는 것도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 녹차 섭취량에 따라 남성의 경우 15~21%, 여성은 12~22%까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