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초기부터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3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2일 하루 새 확진자는 2667명으로 전날보다 1078명 늘었다. 확진자가 하루 만에 1000명 넘게 불어난 건 작년 초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신규 확진자는 2120명으로 재차 2000명대를 기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일상 회복을 시작하게 되면 어느 정도 확진자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고 마음먹었지만, 불과 사흘 만에 훌쩍 늘어버린 확진자 수를 보면서, 밤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며 “힘겹게 쌓아온 방역의 탑이 몇 걸음 만에 무너진다면, 우리가 염원하던 일상 회복은 다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사적 모임 규모가 완화된 데다, 접종 초기 예방접종을 받은 이들의 면역력이 약해졌고,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방역 당국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급증세가 미접종자·고령층 등 방역 ‘약한 고리’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2일 하루 확진자 가운데 접종률이 낮은 10대 이하 확진자는 662명(24.8%) 나왔고,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도 760명(28.5%)을 차지했다.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은 4주 연속 증가세다.
이에 당국은 요양 병원과 요양 시설, 정신병원 등 입소·종사자는 백신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아닌 5개월만이라도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받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고령층 부스터샷 접종 시기를 5개월로 일괄 조정하는 방안은 지금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진자가 많아지는 10대 백신 접종률도 아직 높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18일부터 1차 접종을 시작한 16~17세 접종률은 47.8%(3일 0시 기준)이고, 12~15세의 경우, 대상자의 28.4%가 접종 예약을 마쳤다.
동네 병·의원에선 이달부터 백신 접종을 1주일에 최대 3일까지만 하도록 하는 ‘요일제’가 도입되며 현장 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방역 당국에서 요일제 지정과 관련해 계도 기간도 없이 급작스럽게 제도를 바꿔 당황했다”면서 “부스터샷 접종과 독감 접종까지 맞물려 매일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