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2주 만에 수도권 서울·인천에서 중증 환자 병상이 ‘비상 계획(서킷 브레이커)’ 상한선을 넘었다. 거리 두기 완화 이후 확진자가 늘면서 중환자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오는 16일 비상 계획 발동 기준 등 세부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3일 오후 5시 기준 서울 ‘중증 환자 전담 병상’은 345개 중 263개가 차면서 가동률 76.2%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인천은 75.9%(79개 중 60개·14일 0시 기준), 경기는 71.9%(263개 중 189개)였다. 서울은 ‘위드 코로나’ 첫날인 1일 가동률이 58.6%였는데, 2주 만에 17.6%포인트가 뛰었다. 중증 환자 전담 병상은 코로나 중환자 치료를 위한 장비·인력을 갖춘 정부 지정 병상을 말한다.
정부가 앞서 방역 비상 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잠시 중단하는 ‘비상 계획’ 발동 기준으로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를 제시한 바 있는데 서울·인천이 이를 넘어선 것이다. 정부는 중환자 병상을 최대한 늘리려 ‘준중환자 병상’(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됐거나 중환자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위한 병상)을 추가 확보하고 있지만 중환자 증가율 속도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14일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 중환자는 483명. 전날(485명)보다 2명 줄었지만 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 의료 대응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중환자 수는 500명인데 겨우 17명 남은 셈이다. 중환자 수는 이달 1일 343명에서 거의 매일 오르면서 지난 10일 46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10~13일 나흘 연속 오르다 14일 잠시 주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중환자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망자도 14일 0시 기준 20명이 나와 누적 3103명을 기록했다.
그나마 수도권과 비교하면 비수도권은 여유가 있다. 전국적으로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9.6%(1125개 중 671개)다. 방역 당국은 비교적 병상에 여유가 있는 비수도권과 수도권을 통합해 중환자 병상을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현 수준 정도의 (중환자) 증가 추세는 예측 범위에 있었으며 앞으로 얼마나 늘지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며 “비상 계획을 (수도권 등에) 부분적으로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수도권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 비수도권으로 환자를 배정할 경우 가는 도중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 등 위험성이 있다”며 “비상계획 발동 기준을 하루빨리 만들고 기준에 도달하면 지체 없이 가동해 인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은 10대가 사망하는 두 번째 사례가 나와 접종과 인과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 백신을 맞은 10대 남성이 접종 후 72일 만인 지난달 31일 세상을 떠났다. 앞서 지난달 27일 신고된 화이자 백신 접종 후 75일 만에 사망한 고3 남학생 사례에 대한 인과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14일 0시 기준 우리나라 인구 대비 접종 완료율은 78.1%, 18세 이상은 90.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