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중환자, 사망자가 동시에 증가해 의료 대응 여력이 한계에 이른 가운데 정부가 향후 4주 동안 적용할 특별 방역 대책을 29일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나 오미크론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입국 제한 확대 같은 방역 강화 조치는 하지 않고, ‘모든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재택 치료 원칙’ ‘부스터샷 대상 확대 및 접종 간격 1개월 단축’ ‘백신 패스 유효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해 다음 달 20일부터 시행’ 등이 주요 내용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지난 4주간의 위험도 평가 결과 수도권과 전국이 모두 위험도가 매우 높은 상태”라며 “고령층 감염이 증가하고 중증 환자가 급증해 의료 대응 체계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코로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83.4%로 치솟고, 위드 코로나 시행 전에 비해 하루 평균 확진자와 중환자가 모두 2배 이상 늘었으며, 사망자도 50% 넘게 늘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모든 방역 지표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의료 대응 역량이 급격히 소진되고 있다”면서 “향후 1~2주 후엔 상황이 더욱 가중돼 비상 계획 시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계속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 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적 모임 규모 제한, 소아·청소년에 대한 방역 패스 확대 등 방역 강화 정책은 이날 발표에서 제외됐다. 대신 정부는 “모든 확진자가 본인의 집에 머물면서 필요한 경우에만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재택 치료를 원칙으로 하되 주거 환경이 감염에 취약하거나 보호자가 없는 소아, 장애, 70세 이상 고령자 등에 한해서만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병상이 부족하자 코로나 치료의 대원칙을 의료기관에서 재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부스터샷 대상은 18세 이상으로 확대해 18~49세도 백신 기본 접종 완료 후 5개월(150일)이 되면 접종받을 수 있다. 질병 치료 등 사정이 있으면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한 달 더 당길 수 있다. 60대 이상은 기본 접종 완료 후 3개월, 18~59세는 4개월이 지나면 잔여백신 등을 활용해 부스터샷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달 20일부터는 기본 접종 완료 후 6개월 이전에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사람은 감염 취약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백신 패스 제도가 시행된다. 돌파 감염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부스터샷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