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중증 환자가 이틀 만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90%를 넘었다. 국내 ‘빅5′ 병원에 마련된 중환자 병상도 8개밖에 남지 않았다.
30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 중증 환자는 661명으로 하루 새 32명 늘었다. 역대 최고치다. 지난 29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 중환자 병상 1154개 중 906개가 가동 중(가동률 78.5%)이다. 이 중 수도권은 중환자 병상 714개 중 632개가 가동돼 가동률이 88.5%에 이르렀고 서울은 가동률이 91%(345개 중 314개)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서울 빅5 병원에 마련된 코로나 중환자 병상은 20개가 남았으나 지난 29일에는 14개로 줄었고, 이날은 8개만 남은 상태다. 서울대병원은 38병상 중 36병상이 가동 중이고 서울아산병원은 41개 병상이 모두 찼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20개 병상 중 19개가 가동 중이고 남은 1개도 이날 오후 중 신규 중환자가 입원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31병상 중 3병상, 신촌세브란스병원은 37병상 중 3병상이 남았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12월 4일까지 코로나 환자 병상을 더 늘려야 하는데, 지금처럼 코로나 환자 병상을 계속 늘리면 코로나 환자가 아닌 일반 중환자들의 입원·수술에도 더 큰 지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환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병상 확보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병상을 기다리는 코로나 환자는 800명이 넘는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에서 병상을 기다리는 환자는 877명인데, 이 중 고위험군인 70세 이상이 376명, 고혈압·당뇨 등이 있는 환자도 501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지금으로선 거리 두기를 일시적으로 강화해 발생 환자 수를 줄여서 의료 체계 부하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료 체계 과부하로 코로나가 아닌 중환자 등에게도 이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은 않더라도 사적 모임 제한 등 이동량을 줄이는 조치로 발생 환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