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 관계자가 자가진단키트 관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이날부터 3월 5일까지 자가진단키트의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며 약국과 편의점에서는 한 번에 5개까지만 살 수 있다./뉴시스

정부가 13일부터 코로나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시킨 가운데 이날 오프라인 판매처인 약국 중 상당수에서 여전히 품절 상태였고 편의점을 통한 공급도 지지부진했다. 정부는 “조만간 키트 공급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본지가 일요일인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와 강남구 일대에 문을 연 약국 20곳에 자가검사키트를 문의한 결과, 절반 넘는 12곳이 품절로 나타났다. 약국들에서는 “키트가 들어오자마자 팔려 나간다” “‘키트가 있느냐’는 전화가 수시로 오지만 물량이 없다”고 했다. 동작구 주민 강모(40)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동네 약국 4곳을 돌아 허탕을 친 뒤 자가검사키트를 샀다고 했다. 강씨는 “5번째 약국에서 줄을 서서 겨우 키트 3개를 구했다”고 말했다.

편의점들도 상황이 비슷했다.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인근 CU·GS25 등 편의점 4곳 모두 자가검사키트가 없었다. 4곳 가운데 3곳은 판매조차 시작하지 않았고 1곳은 재고가 동났다. CU와 GS25는 정부가 자가검사키트를 공급하겠다고 한 편의점들이다.

한 편의점 직원은 “어제부터 이틀째 재고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다른 편의점에선 “의료기기 판매자로 등록돼 있지 않아 주문을 넣지 못했다”며 “2~3일 뒤 등록이 되는 대로 주문을 넣을 계획”이라고 했다. 방역 당국은 “일부 편의점들은 판매 준비에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온라인 판매 금지 등 자가검사키트 유통 개선 조치를 13일부터 3월 5일까지 3주간 실시한다”면서 “오프라인에서 1명당 1회 구입 수량을 5개로 제한한다”고 했다. 제조업체가 20개 이상 대용량 제품만 제조토록 하고, 약국과 편의점이 이를 소분해서 1인당 최대 5개까지 판매하는 방식이다.

다만 소비자가 하루에 여러 곳을 돌며 중복으로 구매하는 것은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상황이 마스크 (대란으로 인한) 관리 당시처럼 절대적인 물량 부족의 상황이라기보다는 유통의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2월 말까지 약국·편의점에 3000만명분, 선별진료소·취약계층 등 공공에 2400만명분 등 총 5400만명분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체 민간 공급 물량의 40%를 차지하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한 데다, 수출 물량에 대해서도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