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2020년 1월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지난 6일 2년여 만에 누적 100만명이 나왔는데 그다음 100만명은 불과 2주 만에 채운 것이다. 재택 치료 환자는 20일 0시 기준 45만493명을 기록하면서 50만명에 육박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원을 비롯해 사회 필수 시설 종사자들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 일 신규 확진자는 19일 10만4829명을 기록했다. 사흘 연속 10만명대다. 누적 196만2837명. 이어 20일에도 오후 10시 현재 9만5000여 명이 나오면서 누적 205만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재택 치료자 규모 역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14일 20만명에서 1주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중증 환자는 지난 16일 이래 313명→389명→408명→439명 등 사흘 만에 126명(40%)이 증가하며 심상치 않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중증 환자가 400명대로 진입한 건 한 달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방역 체계가 전체 감염자 중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는 3~4배 더 많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확진자들이 전국에서 폭증하면서 각급 병원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병원 내 감염이 심각해 의료진이 격리되면서 현장을 떠나야 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진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는 “종합병원급에선 하루 10~20명, 대학병원급에선 50명씩 확진자가 나온다”면서 “중증 환자 때문이 아니라 확진자가 밀려들면서 의료진을 감염시켜 의료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병원 내 다른 질병 입원 환자나 응급실 중환자가 코로나까지 걸리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규모가 클수록 직원도 많고 입원 환자가 많은데 지난주부터 이들 다수가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며 “남은 병상들이 원내 확진자로 채워지면서 병원들 대응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30%대”라면서 “의료 대응 체계는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저녁 수원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생후 7개월 아이가 응급 상황에서 병상을 찾지 못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소방 당국은 119 신고를 받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인근 병원 10여 군데를 수소문했으나 병상을 찾지 못했다. 결국 안산 내 대학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숨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병상 수가 아니라 숙련 의료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정부가 충분한 중환자 병상을 확보했다고 강조하는 것에 대해 “면허를 가진 숙련된 비행기 조종사 숫자는 한정돼 있는데 비행기 수만 두 배로 늘린다고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느냐”며 “정부는 2500병상을 마련해놨다고 큰소리치는데 (의료 인력 문제로) 중증 환자가 1500명만 넘어가도 의료 체계는 붕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뿐 아니라 물류 등 주요 기간 산업 감염 확산도 우려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환자뿐 아니라) 경증 환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늘어나 자가 격리 인원이 폭증하면 물류 분야 같은 영역은 엄청난 지장을 받는다”면서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견된 적이 있어 앞으로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교수는 “확진자가 하루 20만명대로 넘어가 (1주일 격리되는) 자가 격리자가 최대 140만명까지 이르면 회사에 따라 일부 업무를 통째로 중단시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방역 당국 재택 치료 관리도 여전히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주택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집에 머물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17일 확진 판정을 받고 가족과 떨어져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었다. 재택 치료에는 들어갔지만 관할 보건소와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아 환자 상태 등이 파악되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인천 동구 한 찜질방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 중이던 7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일도 있었다. 이 남성은 11일 확진 판정을 받고 17일까지 자가 격리를 해야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앱을 통한 동선 추적 제도가 사라지면서 방역 공백이 발생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