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위험도를 계속 확인하면서 풍토병적인 관리 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초입 단계다.” 정부가 코로나 대유행의 끝,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논란이 생기고 있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2일 “앞으로도 오미크론이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오미크론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 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변이를 거듭해온 코로나가 사실상 계절독감으로 자리 잡는 ‘출구’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확진자 숫자만 놓고 너무 불안해하거나 공포심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를 내비친 셈이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만명에 육박하고 이르면 당장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 사이 하루 14만~27만 명 정도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걸 감안하면 정부 태도가 다소 현실을 안일하게 파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계절독감 수준이라는 건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오미크론 유행을 겪은 미국 사례를 보더라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는 델타 변이보다 2.76배 많고, 사망자는 1.17배 더 늘어났다”면서 “이전보다 증세가 가벼운 건 맞지만 짧은 기간 많은 사람이 사망하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해 12월 이후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6만7207명을 대상으로 연령 표준화 중증화율·치명률을 분석해보니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로 델타의 4분의 1이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50대 이하에서 오미크론 치명률은 ‘0%’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도 고령자에겐 허상에 가깝다. 60대 환자의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0.42%, 70대는 2.58%, 80대는 7.77%에 달한다. 치명률도 60대는 0.17%, 70대는 1.12%, 80대는 4.9%로 고령층으로 갈수록 높다. 고재영 중대본 대변인은 “60세 이상인 분들의 경우 1000명 중 약 2명이 사망하고, 70대는 100명 중 1명, 80대는 100명 중 5명이 사망할 만큼 고령자에겐 가볍지 않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이 심해 보이지 않는다고, 사망률이 낮다고 위험하지 않다 단언하는 건 너무나 비현실적인 시각”이라며 “자칫 고령자는 죽어도 된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