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가정 내 ‘연쇄 감염’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가족 중 1명이 감염된 이후 다른 가족 구성원이 줄줄이 감염되는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최근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이들을 연결 고리로 부모나 조부모까지 전염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상황이다.

“재택치료키트, 우체국에 맡겨주세요” - 22일 서울 동작우체국에서 직원들이 코로나 재택치료자에게 전달할 키트 발송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재택치료 키트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비롯한 집중치료군이 지급 대상이며 해열제, 치료제, 산소포화도측정기 등이 들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일 신규 확진자는 연일 10만명 안팎을 기록하다 22일 오후 11시 기준 16만명을 넘어섰다. 방역 당국은 다음 달 최대 27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지난 13~19일) 0~19세 확진자 수는 16만3357명 발생해 전주(8만3456명) 대비 약 2배로 늘었다. 전체 연령대 확진자는 1.7배로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소아·청소년 확산세가 가파르다. 이에 더해 같은 기간 0~9세 10만명당 일평균 확진자 수는 282.8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10~19세 연령대 확진자도 10만명당 일평균 269.8명 발생해 둘째로 높았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률이 낮아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청소년들을 통해 가족 연쇄 감염이 시작되고, 60대 이상 고령층에게까지 전파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가족이나 동거인 중 한 명이 코로나에 감염됐다면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은 다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확진자 동거인이 격리 대상임을 알리는 보건소의 문자 지연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땐 신분증, 확진자 양성 판정 문자 사진, 그리고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등본을 갖고 보건소를 방문하면 PCR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격리 생활을 안 해도 되지만, 미접종자는 음성이 나왔더라도 7일 격리를 해야 한다. 7일이 지나야 격리에서 해제된다. 격리에서 풀리더라도 3일 정도는 KF94 마스크를 항상 쓰고, 요양병원 등 혹시 전파 우려가 있는 곳은 가지 않길 방역 당국은 권하고 있다.

확진자 및 가족 격리 절차

동거인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생활 공간을 최대한 분리하는 것이다. 집에 주방과 화장실 등이 1곳뿐이라면 최대한 마주치는 일을 피하는 게 좋다. 확진자 동거인은 다른 방을 써야 하고, 밥 먹을 때나 화장실 갈 때 시간 차를 두고 따로 가야 한다. 식기도 따로 쓰는 게 원칙이다. 거실, 주방, 화장실 등 공용 공간을 사용해야 한다면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부득이하게 화장실을 같이 써야 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용한 뒤 손으로 만진 수도꼭지, 문 손잡이 등을 소독제 등으로 소독해야 한다”며 “변기를 사용할 땐 커버를 닫고 물을 내려, 유해 물질이 화장실 내부로 퍼지는 걸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확진자는 침구류는 물론, 수건도 따로 써야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 자녀가 확진됐지만 부모는 아닌 경우 또는 그 반대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 많다. 부모가 아이들 생활을 챙겨주는 과정에서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어린아이에게 밥을 먹여주는 등 불가피한 접촉을 해야 할 시 KF94 마스크와 장갑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확진자가 사용한 물건은 소독제 등을 이용해 깨끗하게 관리하고 하루 최소 3회 이상 발코니 쪽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쇄 감염이 일어나 확진자 가족이 격리 도중 확진됐다면 그날부터 7일간 추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남편이 확진돼 아내와 아들이 같이 격리를 하던 중 격리 3일 차에 아들까지 확진이 될 경우, 아들은 총 10일 격리를 해야 한다. 아내는 확진이 아니라면 예정대로 격리 6~7일 차에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남편과 함께 격리가 해제된다.

전문가들은 ‘셀프 치료’ 시대가 열린 만큼,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확진될 것에 대비해 해열제, 종합 감기약, 체온계, 자가진단키트 등은 평소에 갖춰 놓길 당부했다. 다만 확진자 가족들은 본인이 확진된 경우만 아니라면 미접종자일 경우에도 공동 격리는 해야 하지만 확진자 가족 처방 약을 받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나가는 건 허용된다. 병원에 가거나 식료품을 사기 위해 나갈 순 있지만, 마스크 착용이나 방역 택시 이용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다녀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