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일 동안 코로나 사망자가 2020년 1월 코로나 유행 이후 최고치인 하루 평균 71명을 기록했다. 25일 하루 사망자는 94명으로 치솟으며 100명대를 눈앞에 뒀다. 정부는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오미크론 치명률은 델타 대비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하고 있다. 치명률은 낮지만 확진자가 워낙 많아 사망자 규모는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만5890명으로 집계된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뉴시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9~25일 코로나 사망자는 500명. 일평균 71.4명이었다. 전주(2월 12~18일) 38명보다 2배, 4주 전(1월 22~28일) 25명보다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주간 단위로 일 평균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지난해 12월 25~31일(492명·70.3명)이었다.

중증 환자 규모 추이도 마찬가지다. 25일 기준 코로나 환자가 사용 중인 중환자 병상은 1096개. 델타 유행 당시 1154개에 거의 근접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일부 병원에선 응급실에 실려온 코로나 중환자가 곧바로 입원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고 전한다. 입원 치료 중인 중증 환자도 655명으로 전날보다 74명 늘어났다. 방역 당국이 지난 20~25일 집계한 하루 평균 중증 환자 수는 524.5명으로, 2월 3주 차(2월 13~19일) 343명보다 5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증 환자 증가는 사망자 폭증으로 가는 신호”라고 말한다. 특히 20대 이하 중중 환자는 25일 기준 14명으로 2주 전 11일 2명의 7배다. 중증·사망 선행지표인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4주째 ‘더블링’을 보이고 있다. 국내 확진자 기준 2월 1주 차 2만2654명, 2주 차 4만6039명, 3주 차 8만416명으로 늘어났고, 20~25일 일평균 확진자 수는 13만4512명이다.

확진자 발생 학교에 이동형 검사소 운영 - 25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울의과학연구소에서 이동형 PCR(유전자증폭) 검사소 운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새 학기에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에서 신속하게 PCR 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국에 22개 이동형 검사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장련성 기자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중증화율이 0.38%, 치명률은 0.18%로 델타 대비 4분의 1 수준”이라면서 “관리 가능 범위 내에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확진자 폭증에 따른 사망자 폭증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3월 중순 하루 확진자는 25만명 정도”라고 했는데,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예측대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하루 사망자 수는 지금의 2배 이상 쏟아질 수 있다”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입소자, 독거 노인,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소아·어린이 등 취약 계층에서 사망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빠른 시일 내 ‘엔데믹’이 올 것”이라며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논의가 다른 나라에서 이미 본격화된 만큼 우리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고 나면 코로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코로나가 언제 엔데믹으로 전환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도 코로나가 일상적으로 보건 시스템에 피해를 주는 영구적 감염병으로 남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의 풍토병화를 ‘위험하지 않은 상태’나 ‘감기 같은 질환이 되는 것’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선 코로나가 풍토병으로 전환될 경우에도 하루 50~200명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엄 교수는 “결핵이 대표적인 풍토병 중 하나인데, 매년 결핵에 걸려 죽는 사람이 1000명이 넘고 치료·관리하는 데 수백억원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