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40만명에 육박하면서 방역 전문가 사이에서 “최근 정부 방역 완화를 비롯한 각종 변수가 많아져 오미크론 정점이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힘들어졌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총확진자가 국내 인구의 40%에 달하는 최대 2000만명, 하루 사망자 최대 600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일 “정점은 확실히 정점 구간이 지난 후에나 알 수 있다”면서 “본격적인 정점 기간이 다가오면서 하루 확진자가 40만명을 넘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적어도 국내 인구의 20%인 1000만명에서 많으면 2000만명까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망자 역시 하루 300~400명, 많은 날은 500~600명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인중 재미 수의병리학 박사도 “지금 시점에서 정점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정부 거리 두기 완화와 대규모 대선 유세, PCR(유전자 증폭) 검사가 아닌 신속항원검사 방식 대거 도입 등으로 놓치는 환자가 많은 데다 병원 내 감염도 급속히 늘고 있어 예측이 힘들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앞으로 열흘 정도 안에 정점을 맞고 규모는 주간 일평균 기준 최대 37만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그날 자정까지 38만3651명 확진자가 쏟아졌다. 14일부터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를 확진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시행되면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확진으로부터 2~3주 뒤 늘어나는 사망과 위중증 환자도 증가세다. 지난 11일 일 사망자는 269명으로 최다를 경신한 데 이어 12일 251명 등 최근 4일 연속 200명 이상을 기록했다. 13일 0시 기준 누적 사망자는 1만395명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산소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는 1074명으로 6일째 1000명대에서 줄지 않고, 신규 입원 환자도 2075명으로 이틀 연속 2000명대다. 코로나 사망자의 93%를 차지하는 고령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60세 이상 확진자는 최근 한 주간(6~12일) 일평균 4만6140명으로 전주(2월 27일~3월 5일) 대비 55.5% 증가했다. 확진자 가운데 60세 이상 비율이 16.2%로 1.2%포인트 늘었다. 전체 연령대 일평균 확진자는 28만4730명으로 전주 대비 1.4배로 늘었고, 사망자는 하루 평균 193명으로 1.5배가 됐다.
최근 우리 코로나 확산 수준은 주요국들 중 가장 속도가 빠르다. 방역대책본부가 최근 확진자 증가세를 보인 우리나라와 뉴질랜드·싱가포르를 비롯해 유행 정점을 지난 미국·프랑스·영국·독일·일본·이스라엘 등 주요 9국 인구 100만명당 주간 확진자 수(지난 6일 기준)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2만9678명)가 가장 많았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2일 기준 전 세계 확진자 156만명 중 한국이 35만명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