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도가 정부 예측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향후 유행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확진자가 지금처럼 쏟아지면 집단면역이 달성되는 것인지, 정점 후엔 코로나 사태가 끝나는 것인지 등 주요 궁금증을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물어 Q&A로 정리했다.
Q. 재택 치료에 들어가고 나서 며칠 뒤 동거 가족이 확진된 경우 이 가족을 통해 다시 감염될 가능성은.
“오미크론에 감염됐던 사람이 기존 오미크론이나 ‘스텔스 오미크론’(BA2)에 재감염되는 사례가 보고는 됐으나 굉장히 드물다. 특히 단기간에 오미크론에 재감염되는 사례는 아직 보고된 게 없다. 먼저 확진된 가족은 원래대로 7일간의 재택 치료 후 격리 해제하면 된다. 동거 가족 때문에 추가 검사를 받을 필요도 없다. 다만 한 집에서 같이 생활하는 경우 접촉 최소화 등의 기본적인 예방 수칙은 준수하는 게 좋다. 우산을 잘 써도 비가 퍼부으면 옷이 젖듯이 너무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인체로 들어오면 면역 체계가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
Q. 하루에 수십만명씩 확진자가 나오면 곧 국내 집단면역이 달성돼 코로나가 종식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검사받지 않는 숨은 감염자를 고려하면 지금은 하루에 약 100만명씩 코로나에 걸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규모가 유지된다면 일정 시점이 지나면 유행은 감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는 집단면역이란 건 없다고 보면 된다. 확진자가 크게 늘어 많은 이들이 일시에 면역을 갖는 시기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져 집단면역이 계속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Q. 백신 3차 접종 이후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일명 ‘수퍼 항체’를 가지게 된 사람이 늘면 코로나가 감기처럼 일상적인 질병이 될 수 있나.
“항체가 오랫동안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퍼 항체’도 감염으로부터 100% 지켜주지 않는다. 항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할 수 있다. 다만 재감염 때는 중증화율이 감소한다. 이렇게 중증화율이 내려가는 걸 ‘감염병의 일상화’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수퍼 항체를 가진 본인은 감염 위험이 낮더라도 이들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Q.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은 언제일까.
“다음 주 초중반쯤에 정점이 오고 이후 감소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변수가 많아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 해외의 경우를 보면 오미크론 유행 정점 이후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이다가 스텔스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다시 증가하는 양상도 나타난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확진자가 감소했다가 증가하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 또 정점 이후 또 다른 변이가 등장해 다시 유행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변이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
Q. 중환자·사망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 선별적으로 투여 중인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더 많이 확보해 지금보다 폭넓게 투여해야 한다. 또 고위험군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우선 검사’ ‘우선 통보’ ‘우선 치료(투약)’를 받을 수 있도록 패스트 트랙이 필요하다. 재택 치료자가 아프면 동네 병원에 가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일반 병·의원을 활용해야 한다.”
Q.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에서 5~11세 백신 접종은 필요한가.
“정부 방침대로 고위험군 아이들에게는 접종을 권고하되 일반적인 경우에는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크지 않아 자율적인 선택에 맡겨야 한다. 접종 시기도 고려해 봐야 한다. 지금 1차 접종을 받는다면 5주 후에 접종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때는 오미크론 유행의 고비가 지났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