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코로나 사망자가 연일 300~400명대를 기록하고 2~3주 후에는 1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코로나 치명률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최근 사망자 수 급증에 대해 “코로나 자체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저질환에 따른 사망이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망이 코로나 때문인지 기저질환 때문인지 구분 자체가 어려운데, 사망자 급증의 원인을 기저질환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한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8~24일) 국내 코로나 사망자는 2512명으로 전주(11~17일·1907명)보다 30% 넘게 늘었다. 2주 전(4~10일·1295명)에 비해서는 2배 규모로 뛰었다. 사망자 증가 폭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확진자 증가에 따른 사망자 증가가 2~3주 시차를 두고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달 초 10만~20만명대였던 신규 확진자는 16일 62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30만~4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누적 치명률은 0.13%로 낮은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사망자가 많은 것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는데, 기저질환에 의한 중증 환자들이 오미크론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기저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사망자 통계에 같이 잡혀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치명률이 약한 오미크론 특성상 코로나 증상 자체보다는 다른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하루 수백명씩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낮은 치명률’을 강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일 환자 옆에서 상태를 지켜보는 의료진조차도 코로나 자체의 영향으로 사망한 것인지, 기저질환이 악화돼 죽음에 이른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며 “정부도 이를 구분하지 않고 합쳐서 통계를 내다가 사망자가 급증하자 기저질환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참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사망자 중 90% 이상이 기저질환이 있고, 이 때문에 처음부터 기저질환자들을 ‘코로나 고위험군’으로 두고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망자 통계에서 기저질환자를 뺀다면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