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안한 해외 주요국과의 ‘팍스로비드 스와프(교환)’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사망자가 하루 수백명씩 나오는 것과 관련, 정부가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초기 물량 확보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과거 코로나 백신을 영국·이스라엘 등과 ‘스와프’를 맺어 들여왔던 것처럼 외교적 해법을 검토해보겠다는 것이다.
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위 소속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지난 24일 라디오에 출연해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팍스로비드를 많이 준비해놨을 것”이라며 “치료제 스와프도 다양한 (코로나 대응) 옵션 중의 하나”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이번 한 달만 견디면 되니까 우선 빌리고, 그다음에 들여오는 것으로 갚아준다고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자 방역 당국은 “먹는 치료제 스와프가 가능한 국가 여부를 모니터링해 상호 협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도입된 팍스로비드는 20여 만명분으로 총 계약 물량(76만여 명분)의 30%에 못 미쳤다. 최근 확진자 폭증으로 매일 5000~7000명에게 팍스로비드가 처방되면서 현재 재고는 약 2주 정도 버틸 수 있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요국과 스와프를 통해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 추가 확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팍스로비드 투여 대상은 60세 이상과 40~50대 기저질환자, 면역 저하자로 국한돼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환자를 줄이기 위해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도 팍스로비드를 외래 처방할 수 있게 해주고 재택치료 중 처방 시스템도 간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팍스로비드 재고가 바닥나지 않도록 보건소 등을 통해 시중에 풀리는 물량을 조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먹는 치료제인 미 머크사의 라게브리오는 26일 첫 처방이 이뤄졌다.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처럼 병용 금기 약물의 제한을 받지 않는 대신 임신부 등에게는 투여가 금지되고 효과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이 작년 11월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했지만, 식약처가 4개월가량 끌다가 도입 계획부터 발표하고 나서야 지난 23일 사용 승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