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시민들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거리두기 캠페인 이미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를 완화한 동안 코로나 유행이 확연히 감소세로 전환하면 실내 마스크 착용 등 핵심수칙을 제외한 모든 방역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4일부터 17일까지 적용될 거리두기 방안을 확정했다. 사적모임 최대인원을 10명으로 2명 더 늘리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시간을 자정까지로 1시간 연장했다.

이 밖의 방역 조치는 종전과 동일하다. 행사·집회는 299명까지 가능하고, 종교시설은 접종 여부 관계없이 수용인원의 70% 범위에서 실시한다. 중대본은 “방역 상황과 의료 여력을 확인하면서 추가적인 완화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2주간 유행이 확연히 감소세로 전환되고, 위중증 환자와 의료체계가 안정적인 수준을 보인다면 실내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을 제외한 모든 조치 해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정 이후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부겸 국무총리 역시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향후 2주간 위중증과 사망을 줄여나가면서 의료체제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남아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조치를 다음번에는 과감히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 유행이 2주 전에 최고 정점을 찍은 후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위중증·사망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아 4월 초~중순까지는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고,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우세종화로 유행 감소세가 안정적으로 지속할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은 “의료체계 여력은 관리 범위 내에 있지만 병실 가동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위중증 환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며 “전면적인 완화는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점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에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체제를 이행할 수 있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 총리는 “대부분 코로나 확진자가 동네 병·의원에서 불편함 없이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최근 한 외신에서 전망했듯 우리나라는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