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하위 변이 ‘BA.2.12.1′이 국내에 처음 유입됐다. 해외 입국자의 자가 격리 면제 조치 등으로 해외여행길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새로운 변이가 국내 코로나 방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일 “오미크론 ‘BA.2.12.1′ 1건이 해외 유입 사례로 국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감염자는 3차 접종까지 마친 50대 여성으로, 지난달 16일 미국에서 입국해 17일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 (확진자에게) 임상적으로 특이한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며 “접촉자로 파악된 16명 중 아직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BA.2.12.1′은 오미크론(BA.1)의 변이 바이러스인 BA.2의 하위종이다. BA.2가 원조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1.3배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BA.2.12.1은 BA.2보다도 23~27%가량 전파력이 빠르다. 일부 연구에서는 2배까지 전파력이 빠르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중증도는 기존 변이보다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최근 반등하고 있는 코로나 확산세가 BA.2.12.1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최근 “BA.2.12.1이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우세종화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른 어떤 오미크론 하위 변이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BA.2.12.1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3월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돼 지난달 27일 기준 전체 변이 바이러스의 28.2%를 차지하며 매주 1.5~2배씩 확산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우세종화한 BA.2(68.5%)에 이어 둘째로 많다. 지난달 27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전주 대비 25.2% 증가했고, 입원 환자 수도 18.5% 증가했다. 인도에서도 BA.2.12.1 변이가 주춤하던 확산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방역 당국은 “BA.2.12.1이 (국내 유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재 확진자 감소 경향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미국보다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최근 전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확진되는 등 자연 면역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BA.4와 BA.5 등 다양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최근 해외에서 퍼지고 있어 당분간 해외여행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 방역 당국은 “필수 목적 외 해외 방문은 가능한 한 자제하고, 국내 입국 전후 PCR 검사와 입국 후 7일간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