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전문가는 감염 경로와 관련해 “동성애 사이에서만 전파되는 병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2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을 통해 원숭이두창이 성소수자 사이에서 많이 나타난 상황에 대해 “피부접촉을 통해서 전파되다 보니 성관계를 맺을 정도의 접촉이면 당연히 전파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초기 유입 사례가 동성애 그룹 안에 유입이 돼서 그 안에서 확산이 됐기 때문에 동성애자가 많이 진단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독일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30대 내국인 A씨가 원숭이두창 확진판정을 받았다. 같이 사는 지인이 원숭이두창 의심 통보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아 인천공항 검역소에 자진 신고했고, 현재는 인천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49명에 대해 근처에 앉은 8명은 중위험, 41명은 저위험군으로 분류해 관리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비행기 내 전파 가능성에 대해 “비행기나 대중교통 내 전파에 대한 정보는 아직은 없다”며 “질병관리청 차원에서는 주변에 앉아 계신 분들에게는 환자 발생했었으니까 앞으로 21일 동안 증상발현은 없는 지에 대해서 자가체크 하도록 통보됐다. 밀접접촉이 아니기 때문에 격리조치는 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원숭이두창으로 제2의 코로나 사태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방역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아주 심각한 상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부분 발진이 있는 상태에서 접촉을 한 사람한테 주로 전파가 되고 호흡기 전파 자체가 많지는 않다”며 “코로나처럼 전파가 용이한 바이러스는 아니기 때문에 팬데믹보다는 지금처럼 일부 해외 유입 사례에 의해서 주변에 접촉한 분들이 일부 클러스터 형태의 감염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흡기 전파 사례가 있기는 있었는데 극히 일부에서만 발생했다. 가족 정도의 아주 친밀한 접촉일 때만 발생을 했다”며 “대부분은 피부접촉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코로나와는 전파 양상이 매우 다르다”고 부연했다.
감염 증상에 대해선 “(감염 초기) 하루에서 사흘 정도 열이 나는 증상이라 감기와 차이가 없다. (발열 증상 시기가) 지나가면 그 다음부터 전신에 수포를 동반한 발진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목이나 임파선, 림프절도 붓는 양상으로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자국 내 원숭이두창 유행의 특성 보고에 따르면 최근 보고된 환자 상당수는 전통적인 원숭이 두창 환자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기존엔 머리나 구강 부근에서 발진이 시작해 전신으로 확산되는 반면 최근엔 발진이 성기·항문 등 점막 조직에 국소적으로 나타나고 얼굴이나 팔다리에선 관측되지 않았다는 보고가 많았다. 잠복기 또는 감염 초기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발열, 두통, 몸살도 아예 없거나 발진 이후에 관측됐다.
이 교수는 “아직은 해외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니 위험국을 여행을 할 때 잘 모르는 사람과 긴밀한 접촉, 모르는 사람과의 성접촉 등은 피하는 게 좋다”며 “또 발진이 있는 분과는 피부 접촉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