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561만 세대의 건강보험료가 인하된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차 개편이 9월부터 시행된다고 29일 밝혔다.
개편안 시행에 따라 지역가입자 상당수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우선 지역가입자의 재산 및 자동차에 부과하는 보험료가 인하된다. 재산 공제를 적용하는 금액이 기존 500만~13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일괄 확대되며, 현재 1600cc이상 차량 등에 매기는 자동차 보험료는 앞으로 4000만원 이상의 고가 차량에만 부과된다. 이에 따라 보험료 부과 대상 차량이 179만대에서 12만대로 크게 줄어든다.
지역가입자 소득에 보험료를 매기는 방식도 기존 등급제에서 정률제로 바뀐다. 현재는 지역가입자 소득을 97등급으로 나눠 등급별로 점수를 매기고 점수당 금액을 곱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산정방식이 복잡하고, 저소득자에게 오히려 소득 대비 많은 보험료가 산정되는 역진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앞으로는 직장 가입자와 동일하게 소득의 일정 비율(2022년 6.99%)을 보험료로 산정한다. 이 경우 연간 종합 소득이 3860만원 이하인 세대는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대신 지역가입자의 최저보험료를 기존 월 1만4650원에서 직장가입자(1만9500원) 수준으로 동일하게 맞춘다. 또한 소득 보험료 산정시 공적 연금소득을 소득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현행 30%에서 50%로 올라간다. 평가율 인상에 따라 연금 소득이 연간 4100만원(월 341만원) 이상인 8만3000명은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9월부터 이러한 2차 개편이 시행되면 지역가입자의 65%인 561만 세대는 월 평균 보험료가 15만원에서 11만4000원으로 3만6000원(24%)이 인하된다. 전체적으로 2억4000억원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든다. 275만세대는 보험료 변동이 없으며 23만 세대는 인상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대다수(1864만명·98%)는 보험료 변동이 없지만 45만명(2%)은 보험료가 월 평균 5만1000원 인상된다. 월급을 제외한 이자·배당·사업소득에 대해 그동안은 연간 34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보험료를 매겼지만 앞으로는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보험료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월급 외 소득이 2100만원일 경우 2000만원을 제외한 100만원에 보험료율(2022년 6.99%)을 곱한 금액이 보험료로 부과된다.
보험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 중 보험료 부담 능력이 있는 27만3000명(1.5%)은 지역 가입자로 전환된다.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는 요건이 과세소득 합산 기준 ‘연 소득 3400만원 초과’에서 ‘연 소득 2000만원 초과’로 강화된다. 이에 따라 연 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새로 보험료를 내게 된다. 다만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피부양자에 대해서는 4년간 보험료 일부를 한시적으로 경감해주기로 했다.
복지부는 “2차 개편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입법 예고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덜어져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며 “건강보험료가 소득 중심으로 개선돼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공정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