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오미크론’ ‘BA.5′ ‘BA.2.12.1′ ‘XE’….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바이러스를 부르는 이름도 복잡해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이름은 어떤 규칙으로 짓는걸까.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3차원 이미지./Fusion Medical Animation

코로나 사태 이후 유전적으로 조금씩 변형된 변이 바이러스들이 계속해서 출현해왔다. 처음으로 주목 받은 변이가 2020년 9월 영국에서 확인된 알파 변이다. 이후 새로운 변이들이 계속 나오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반인도 쉽게 구별할 수 있게 이름을 붙였다. 그게 바로 알파, 베타, 감마, 오미크론 같은 이름이다.

하지만 각각의 변이마다 유전적으로 유사한 변이들이 계속해서 생겨났다. 이름만 보고도 어떤 계통에서 나온 변이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작명 규칙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에딘버러대학이 중심이 된 ‘Pango’ 연구팀은 작년 3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적 계통명을 짓는 규칙을 마련했다. 이 명칭을 WHO도 델타·오미크론 같은 기존 이름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미크론이라고 WHO가 명명한 변이에는 Pango의 작명법에 따라 명명된 BA.1, BA.2, BA.3, BA.4, BA.5 및 그 아래 세부 변이들이 모두 포함된다.

이 계통명은 대문자 알파벳과 마침표, 숫자로 만든다. 맨 앞 알파벳은 발견 순서대로 A부터 사용한다. Z까지 사용한 후에는 AA~AZ, BA~BZ 처럼 두 자리로 넘어간다. 두 자리 문자가 다 소진된 다음엔 AAA처럼 세 자리를 쓴다. 알파벳 O와 I는 숫자와 혼동 가능성 있어 쓰지 않는다.

알파벳 뒤에는 숫자가 오는데 중간에 마침표가 들어간다. 마침표는 ‘후손’ 관계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BA라는 변이에서 파생된 후손 변이 중 처음으로 확인된 변이는 BA.1이다. 두 번째 확인된 후손은 BA.2가 된다. 이후 BA.2를 조상으로 하는 후손 변이가 발생하면 이번엔 BA.2 뒤에 마침표 찍고 숫자를 붙인다. BA.2의 첫 번째 후손은 BA.2.1이 된다.

유행이 널리 확산되면 변이끼리 만나 재조합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재조합 변이 이름은 X로 시작한다. 처음 나온 재조합 변이는 XA, 두 번째는 XB가 되는 식이다. 알파 변이와 델타 변이, 또는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섞이거나 오미크론의 변이끼리 재조합된 변이 등이 있다. 현재 재조합 변이는 XA부터 XT있는데, XE부터가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다. 국내에선 XE, XM, XQ 등이 발견됐다. 재조합 변이의 후손 변이가 나타나면 기존 규칙과 마찬가지로 마침표를 붙이고 숫자를 적는다. XA 재조합 변이의 첫 번째 후손 변이는 XA.1이 된다.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에는 BA.1부터 BA.5, 그리고 그 밑의 후손 변이들을 포함해 약 90여개의 하위 변위가 포함돼 있다. 대부분의 하위 변위는 조상인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검출되고 있는 BA.5와, BA.4, BA.2.12.1처럼, 일부 변이는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이 높거나 면역 회피를 더 잘하는 특성 등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 이런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코로나 재확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