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개발 중인 개량 백신은 원조 코로나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에도 일정 수준 감염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백신도 오미크론에 대한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낮춰주지만, 개량 백신으로 오미크론 감염 자체가 줄어들면 중증, 사망 피해는 더 줄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일 모더나가 추가 접종용으로 개발한 개량 백신에 대한 사전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이 백신은 코로나 우한주와 원조 오미크론 변이 BA.1의 항원을 각각 발현하도록 성분이 절반씩 혼합됐다. 모더나에 따르면, 개량 백신을 50마이크로그램 투여한 참가자 437명과 같은 용량의 기존 백신을 맞은 377명을 비교했더니 개량 백신 투여군의 BA.1 중화항체가 약 1.75배 많이 생성됐다.
화이자 역시 기존 백신에 비해 접종 후 BA.1에 대한 중화항체의 양을 최대 19.6배 늘린 개량 백신 임상 결과를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다만 화이자, 모더나 개량 백신은 최근 유행 중인 BA.4나 BA.5에 대한 효과는 BA.1에 비해 3분의 1에 그쳤다. 애초부터 BA.1을 겨냥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우세종인 BA.5와 전염력이 더 강한 켄타우로스(BA.2.75) 등을 타깃으로 한 백신 개발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개량 백신의 표적 균주에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와 BA.5를 포함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의 목적이 유행 초기 집단면역 형성에서 감염 예방으로, 이젠 중증·사망 예방으로 옮겨 가고 있다”며 “꼭 필요한 기저 질환자들을 상대로 확보해둔 기존 백신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모더나코리아 측은 “보건 당국 절차를 고려해 개량 백신은 9월 이후 한국과 유럽 등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물량 확보 등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변이들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개량 백신 도입 일정과 관련한 고려 사항이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