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 확진자 중에서 60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두 달여 만에 20%를 넘어섰다. 아울러 위중증 환자가 매주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이 이어지고, 고령층 중심으로 사망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빗속 코로나 검사 - 31일 우산을 쓴 시민들이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코로나 임시 선별검사소 앞에 줄을 서있다. 이날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7만3589명으로 지난 27일 이후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위중증 환자는 284명으로 1주일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뉴스1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1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 확진자(7만3589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20.7%(1만5226명)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이 20%를 넘은 건 지난 5월 22일 이후 70일 만이다. 고령층의 백신 효과가 최고조였던 올 초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아래였고 지난 5일에도 11% 정도였는데 최근 들어 급속히 확대됐다.

60세 이상은 코로나 사망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 고위험군이다. 작년 말 델타 변이가 유행했을 때 60세 이상 확진 비율이 30%를 넘어가면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고령층은 작년 11월 전후로 75세 이상이, 지난 연말연시에 60~74세가 주로 3차 접종을 맞았다. 지금은 6개월 이상 경과돼 감염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현재 60세 이상 4차 접종률은 37% 수준에 그친다. 지난달 초 노바백스로 4차 접종을 마친 손인숙(60·경기 안산)씨는 “올겨울에 개량 백신이 출시되면 ‘5차’도 맞겠다”고 했다. 반면 지난 1월 3차 접종을 받은 박모(67·서울 마포구)씨는 “개량 백신을 기다리다가 4차 접종을 미뤘다”고 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고령층은 위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가 뛰어난 기존 백신으로 지금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원조 오미크론(BA.1)을 겨냥한 개량 백신은 9월쯤, 현재 우세종인 BA.5 전용 백신은 10월 이후에나 출시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규모는 일주일 전의 1.1배 수준으로 증가 속도는 둔화된 모습이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증가세는 이보다 가파르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42명 늘어난 284명으로 1주 전인 지난 24일(146명)의 1.94배다. 사망자도 지난 29일 35명, 30일 35명, 31일 20명 등 일평균 30명 안팎으로 치솟았다. 확진자 증가에 따른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증가는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